경기 지자체, 너도나도 ‘재난소득’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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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全도민 지급” 발표후
지자체들도 잇따라 지원 나서

중복지원·재정악화 불보듯
주민숙원사업 차질 빚을수도

경기도가 비상경제대책으로 전 도민에게 재난기본소득을 1인당 10만 원씩 지원하기로 한 가운데 도내 기초지방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재난기본소득 중복 지원에 나서 재정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의 경우 예산 부족으로 주민숙원사업에 차질을 빚거나 수해·가뭄 등 재해 시 긴급 투입될 재난관리기금이 바닥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7일 경기도 내 시·군에 따르면 경기도가 오는 4월부터 전 도민에게 1인당 10만 원씩 지역화폐로 지원하는 재난기본소득을 시행하기로 하자 16개 시·군들이 앞다퉈 모든 주민에게 1인당 5만∼40만 원의 재난기본소득을 지원하거나 소상공인·중하위 계층에게 1인·업체당 10만∼200만 원의 위기극복 지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포천시는 시민 14만7600명에게 1인당 40만 원의 재난기본소득을 지원하기로 하고 590억 원의 예산(예비비·순세계잉여금)을 긴급 편성했다. 시민들은 도의 지원금 10만 원을 포함해 50만 원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파탄 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다는 게 명분이다. 그러나 재정자립도가 26.8%에 불과한 시는 주요 사업을 미루는 등 재정난을 겪을 게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이천시는 전 시민에게 재난기본소득 1인당 15만 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324억 원이 소요되며 도 지원액을 합해 1인당 25만 원이 지급된다. 이항진 여주시장은 25일 “내달부터 전 시민을 대상으로 도 지원금 10만 원을 포함해 재난기본소득 20만 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정자립도 22.1%에 불과한 양평군도 재난관리기금 등을 활용해 모든 군민에게 재난기본소득 20만 원(도 지원금 포함)을 지원할 방침이다.

의왕·광명·안양·김포·군포시도 26∼27일 전 시민에게 도 지원금을 포함해 재난기본소득 15만 원을 지급한다고 잇달아 발표하고 나섰다. 의왕시와 안양시는 재난관리기금에서 각각 82억 원과 285억 원을 충당해야 한다.

일부 지자체는 소상공인과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에 초점을 맞춘 위기극복지원금 지급 카드를 꺼내 들었다. 화성시는 지난해 대비 매출이 10% 이상 감소한 소상공인에게 업체당 재난생계수당 200만 원을 선지급할 예정이다. 성남·용인시는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에 30만∼50만 원을, 고양시는 소득 수준 하위 80% 시민에게 위기극복지원금 10만 원을 지원하기 위해 관련 조례 제정에 나섰다. 이 밖에 평택시는 소상공인에 한해서 1인당 최대 100만 원을, 파주시는 소상공인·저소득층 등에 3개월간 최대 123만 원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의정부 = 오명근·수원 = 박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