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물이 도덕·윤리적 고려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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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대한 존중 / 폴 W. 테일러 지음, 김영 옮김 / 리수

금세기 들어 코로나바이러스의 잇따른 발호는 환경생태의 파괴와 떼놓을 수 없다. 인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지점에 와 있다. 폴 W. 테일러(1923∼2015)는 1986년에 출간된 이 책에서 생물중심 평등주의(biocentric egalitarianism)를 펼치며 환경윤리(environmental ethics) 분야의 철학자로 명성을 얻었다. 이 책은 그 분야 학과에서 여전히 교과서로 사용된다.

과거 철학자들 대부분은 인간만을 도덕적 고려의 대상으로 삼아왔다. 그러한 영역을 동물 영역으로 확장한 피터 싱어와 톰 레건 같은 철학자가 있었지만, 소위 고등동물까지로 한정하는 한계를 보였다. 테일러는 그 범주를 인간은 물론 동물을 넘어 식물을 포함한 모든 생물에까지 확장했다. 모든 생명체는 본래적 가치를 가진다고 보는 생명관을 바탕으로 한 그의 사상은 지금까지 윤리가 인간에 대한 인간의 태도만을 문제 삼아온 것을 큰 과오라고 보았다.

테일러는 인간이 다른 생명체보다 우월하다는 평가를 철저히 인간의 관점, 즉 인간의 선을 판단의 기준으로 보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인간 우월적 인간중심주의를 바탕으로 한 생명에 대한 이해는 심각한 오류를 발생시키고 생명의 관계에 많은 문제를 유발해왔다. 344쪽, 2만3000원.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