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최중경>“대외의존도 높은 한국, ‘코로나와의 동거’ 국제사회에 먼저 제안해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7일 “외환위기 때와 달리 우리 산업 복원력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라며 “따라서 이러한 비상 상황이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우리에게는 극히 불리하며 글로벌 교역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데 외교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성호 기자

■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전쟁 중에도 사람이 살듯, 방역·경제 접점 찾아야
‘대응 잘했다’자화자찬 아닌 ‘동거시점’치밀한 연구를

中의 추격으로 한국은 산업복원력 거의 없어… 1997년 외환위기 때와 달라
금융당국, 시장이 깜짝 놀랄만한 강력한 대책 내놔야 효과 볼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경제가 힘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중국을 강타한 뒤 한국, 일본 등 아시아를 거쳐 미국, 유럽 등으로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치료제도, 백신도 없는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는 방역 면에서 가장 기초적이자 효과적인 솔루션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경제는 치명상을 입었다. 징후는 금융 쪽에서 먼저 불거졌다. 전 세계 주식시장이 십수일 동안 폭락을 거듭했고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던 채권과 금 가격까지 떨어지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공포에 시퍼렇게 질린 글로벌 자금들이 미국 달러화에만 집중됐다.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로 한숨 돌리고 금융당국과 한국은행은 유동성 공급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단기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위기감은 여전하다. 실물경제 쪽 비보도 하나둘씩 전해지고 있다. 항공업계, 여행업계, 유통업계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고 원유 가격 하락으로 정유회사들도 휘청거리고 있다. 글로벌 가치사슬(밸류체인)이 가동되지 않고 있고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소비심리가 극도로 얼어붙으면서 글로벌 교역은 거의 마비 상태로 치닫고 있다.

우리는 실물경제와 금융의 거대한 동반 추락을 두 눈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대공황 이래 최악의 경제 위기를 맞이하게 될 것”(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최소 30% 이상 감소할 것”(재닛 옐런·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올해 1%대 성장은 쉽지 않을 것 같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등 극히 우울한 전망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7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7길 한국공인회계사회 건물을 찾았다.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이자 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만나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제적 영향과 전망 그리고 극복 방안에 대해 조언을 얻고 싶었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위해 집무실에서 자리를 잡자마자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코로나19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코로나19 여파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어떻게 보는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가 많이 바뀔 것이다. 사람과 사람 간 접촉에 대해 두려움을 갖게 됐고 이러한 인식 변화가 문화를 바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가.

“우선 식당에 잘 안 가려고 할 것이다. 위생적으로 검증되지 않으면 식당에 안 가려 할 것이다. 직장 근무 규칙과 문화도 바뀔 것이다. 회식도 줄어들 것 같다. 재택근무를 해보니까 그럭저럭 돌아가더란 말이지. 과거에는 윗사람, 아랫사람이 옆에 있어야 안심이 됐는데 말이다. 재택근무가 상시화되면 사무실 공간 배치에 큰 변화가 올 것이다. 공간이 줄어들고 회사 입장에선 비용이 감소하게 된다.”

―공유경제에도 다소 영향이 있을 것 같다.

“차량 공유나 카풀 등은 당분간 찬바람을 맞을 것이다. 심지어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함께하기 문화가 각자 하기로 바뀌는 것이다. 최근 공유경제가 각광 받았지만 위생 문제로 이에 대한 반감이 커질 수 있다. 반면 문화적 변화를 통해 한국에서 진정한 서구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가 진정한 서구화를 촉진시킨다?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지금까지 우리 문화는 집단주의와 개인주의가 적당히 섞여 있었다. 가령 ‘된장국도 같이 먹고 술잔도 돌리며 먹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그건 위생상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뉘어 있었는데 이제 후자 쪽으로 급격히 쏠릴 것이다. 그동안 서구식 개인주의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실제로 그러지 못한 부분이 많았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진정한 의미의 서구식 개인주의가 정착될 것 같다.”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에 잘 대응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어떻게 보는가.

“자화자찬이 맞는다. 세계보건기구(WHO)나 한국이나 동일한 실수를 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국경 통제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WHO가 한국에 대해 칭찬하는 것은 국경을 통제하지 않았는데도 코로나19에 잘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WHO의 정책적 실패를 한국이 잘 가려주고 있고 한국 역시 WHO 칭찬을 통해 초기 실수를 감추려 하고 있다. WHO가 중국을 봉쇄했다면 중국 문제로 끝났을 텐데 그런 책임을 한국을 칭찬하면서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정부 역시 병 주고 약 주고 해서 잘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코로나19 확산 초창기에는 비교 대상이 없었는데 유럽, 미국 등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는 모습을 보니 이 정도면 잘하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퍼진 것 같다.

“초기에 국경을 통제했으면 확진자가 1000명 이내에 머물렀을 텐데 지금은 1만 명으로 넘어서지 않았나. 할 수 있었던 것을 못했다고 할 수 있다. 국제 전염병의 기본은 국경 통제, 이동 제한이다. 정부는 WHO와 동일한 실수를 범했다. 서로 손바닥 마주치며 잘했다고 해도 소용없다. 베트남은 비행기를 돌려보내기도 하지 않았나. 산업 쪽에서 우리나라에 크게 의존하면서도 과감한 결정을 했다. 결과적으로 서로를 위해 그렇게 했다고 본다.”

―미국 등에선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 등 WHO 행태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것을 갖고 계속 싸울 것이다. 국제 전염병의 기본은 발생자와 발생지 차단이다. 지역 감염 1호 환자가 서울 종로에서 나왔다. 중국 사람들이 명동에서 시작해 인사동, 통인시장 등에서 한복 입고 다니지 않느냐. 부근 식당에서 같이 밥도 먹었을 것이다. 종로에서 먼저 발생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본다.”

최 회장의 답변에는 거의 군더더기가 없었다. 듣고 보면 알맹이만 싹 발라서 던져주는 듯한 느낌이었다. “대답이 무척 간결하시네요”라고 농반진반으로 툭 던졌다. 최 회장은 “원래 모범생 스타일이라 정답 외에는 잘 말하지 않지!”라고 받아넘겼다.

하지만 전공 분야나 관심 있는 영역에 대한 질문이 들어가면 분량이 압도적으로 많아졌다. 최 회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의 대응 방안에 대해 호의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시장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대책을 내놔야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주52시간 너무 경직적… 국민을 미성숙한 주체로 보고 과하게 규제”

예외 생각안하는 소주성 운영
정부 시각 운동권시절 머문탓
실수 허용하고 사후 처리해야

공정거래법에 대기업 씨 말라
그아래 기업들도 못 살아남아

나 같으면 ‘타다’ 금지 안할 것
택시에도 렌터카 업무 주면돼

韓경제 밥줄인 원전 없애자고?
위험해도 코로나처럼 안고가야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경제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현재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은 잘하고 있는 건가.

“한은부터 말하자면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야 한다. 현재 단기 금융시장에서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고 있다. 금융기관만 지원한다고 해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금융기관이 다시 유동성을 공급해야 하는데 이를 어떻게 강제하는가. 따라서 미국처럼 직접 회사채를 매입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 같다. 다소 아쉽다.”

―금융당국은 비교적 매끄럽게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가동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평가하는가.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금융 관련 공무원들의 실력이 붙었다. 경험한 것이 있으니 시스템적으로 하는 거지 뭐. 외환위기 당시 외환위기가 실물위기로 번지고 1999년 후반부터는 다시 금융위기 쪽으로 옮아가고 있었다. 이를 막는 게 미션이었다. 삼성, SK 딱 두 곳을 제외한 나머지 대기업 그룹의 회사채 차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중소기업은 말할 것도 없었다. 국채, 초우량 대기업 회사채 등 우량채권에 대한 선호(플라이트 투 퀄리티·안전자산 선호현상)가 점점 심화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아이디어를 냈다. 채권담보부증권(P-CBO)과 회사채 신속 인수제도 등 두 가지였다. P-CBO는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신규 발행 채권을 모아 이를 담보로 발행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가 신용보강을 해줬다. 회사채 신속 인수제도는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채권시장에서 발행되는 족족 인수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위원회 등에서도 P-CBO나 회사채 신속 인수제도 등을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채 신속 인수제도의 경우 총 2200억 원으로 다소 작은 편이다.

“시장이 깜짝 놀랄 만한 강력한 조치를 내놔야 효과가 크다. 당시 회사채 신속 인수제도를 내놓기만 했는데 꽁꽁 얼어 있던 회사채 시장이 저절로 굴러갔다. 현대상선 등 6개 회사를 제외하면 회사채 발행이나 유통이 자유롭게 이뤄졌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한은이나 금융위 등에서 조치를 할 때 시장보다 한 발 더 앞선, 시장의 생각보다 한 뼘 더 큰 조치를 취하기 위해 고심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경제는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하는가.

“코로나19가 어떻게 진정될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폴 크루그먼도 이야기했다시피 아파서 죽는 사람보다 굶어 죽는 사람이 더 많을 수도 있다. 어느 순간에 가서는 코로나19와 동거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 결정은 주요 20개국(G20)에서 내려야 한다.”

―시간이 흐른 뒤 어느 시점에 방역과 경제 두 방향의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세계가 돌아가야 하니까 타협할 수밖에 없다. 전쟁이 나도 사람은 살아야 하듯이 말이다. 다시 말하면 코로나19와 동거할 결정을 해야 한다. 한국이 이를 주도해야 한다. 대외의존도가 가장 높기 때문이다. 미국은 자급자족이 가능하니 굶어 죽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은 굶어 죽을 수 있다. 식량 자급률이 G20 가운데 가장 낮다. 우리나라가 가장 급하다. 코로나19와 동거해야 한다는 제안을 우리가 G20에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아무도 예측 못 한다. 코로나19 대응을 잘했으니 표 달라고 할 때가 아니고 코로나19와 동거할 시점이 언제인지 치밀하게 연구한 뒤 제안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우리 경제 전망은.

“우리가 산업적 위기까지 겪은 것은 지난 1997년밖에 없다. 금융위기 때에는 어려워질 뻔했는데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면서 끝났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당시에는 산업 복원력이 있었다. 중국이 아직 멀리 떨어져 있었고 일본과 경쟁하는 상황이었다. 환율이 일본과 비슷해지고 수출이 안 됐는데 환율이 정상화되니까 바로 500억 달러 흑자가 났다. 환율 복원력, 산업 자체의 복원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외환위기 당시만큼의 산업 복원력을 갖고 있는가.

“말도 안 된다. 지금은 중국이 턱밑까지 쫓아왔고 산업 복원력도 거의 바닥난 상태다. 중국이 바로 밑에까지 추격해와 해외 바이어들이 거래처를 쉽게 바꿀 수 있다. 1997년만 해도 대체재가 없었다. 빨리 코로나19와 동거하자고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산업 복원력이 없기 때문에 주저앉아 못 일어날 수도 있다. 1997년 이후 1998·1999년에 바로 올라섰다. 지금은 그게 안 되면 침몰할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이 상황을 종식하기 위해 국제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추가 취재를 위해 최 회장에게 인터뷰 이후에 전화를 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산업 복원력을 이야기했는데 그나마 복원력을 키우려면 산업에 무거운 짐을 지우면 안 된다. 주 52시간 근무제 자체에 대해선 반대하지 않는다. 삶의 질도 좋아지는 데다 기계화의 진전으로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너무 경직적이라는 것이 문제다. 지금은 주 52시간 이상 일하면 안 되니 산업에 부담이 된다. 최저임금 역시 산업별·지역별 차등을 둬야 하는데 그것도 안 하고 있다. 공정거래법 강화 등으로 대기업 씨가 마르니 그 아래에 있는 기업들 역시 살아남을 수가 있나. 지금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다. 이념을 추구할 때가 아니다. 이 정부의 시각은 운동권 시절 그때에 머물러 있다. 착취당하는 노동자, 악덕 기업주 이렇게 본다. 주 52시간제를 경직적으로 운영하는 이유는 만일 예외를 두면 악덕 기업주가 마구 일을 시켜먹을 거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머릿속에는 자신이 본 산업현장밖에 없다. 운동권 시절 산업현장에 고착돼 있고 사회주의가 옳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워낙 이념 지향적인 성향이 강해서 잘 바뀔 것 같지 않다.

“동감한다. 단적인 사례가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 개정 문제다. 산업자본이 금융을 지배하면 안 된다는 인식 때문에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 개정이 안 된다. 보톡스도 맹독이지만 적절히 통제해서 쓰면 좋은 쪽으로 사용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산업자본이 금융을 지배하면 물론 안 되지만 자기 계열 기업에는 대출을 하지 못하게 하거나 사후 감독을 철저히 하는 방향으로 방화벽(파이어월)을 쌓으면 된다. 개인정보보호 문제도 그렇다. 외국에선 전화로 카드번호를 불러준다. 외국에서는 범죄가 발생한 뒤 사후적으로 잡아내는 데 집중하는 편이다. 만일 수사당국에 잡히면 그는 그 사회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우리는 국민을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보고 가부장적 규제를 한다고 해야 하나.”

―공무원 출신으로 본인도 책임이 있지 않나.

“그런 점에서 솔직히 반성한다. 식민지 지배를 거치면서 과도한 규제가 깊게 뿌리박힌 것 같다. 그리고 그 제도들을 거의 답습하고 있는 실정이다. 너무 머리 좋고 촘촘한 사람이 앉아 있어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싱크빅’을 안 하고 실수를 안 하겠다는 생각만 하는 것 같다. 적절한 실수를 허용하고 사후적으로 처리하겠다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우리는 국민과 소비자를 미성숙한 주체 혹은 잠재 범죄자로 보고 정책을 추진하는 듯하다. 국민을 건전한 시민 혹은 영리한 소비자(스마트 컨슈머)로 봐야 한다. 아직 서구식 개인주의가 정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진정한 서구식 개인주의가 자리 잡아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규제 개혁 방향에 대해 한 말씀 부탁한다.

“인간관을 바꿔야 한다. 실수를 허용해야 한다. 이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최 회장은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 재직 시절 머리 비상하고 유능하며 정력적인, 성공한 공무원의 전형적인 표상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가 반성을 한다. 현직을 떠나 새로운 관점에서 과거를 반추하고 현 공직생활 모습을 지켜보면서 시대는 빠르게 변하는데 공무원 행태는 크게 바뀌지 않은 점이 마음에 걸리는 모양이다.

―타다는 어떻게 생각하나.

“매우 슬프게 생각한다. 타다를 시간 단위 렌터카로 간주해야 한다. 타다를 금지할 것 같으면 24시간 렌터카도 없애야 한다.”

―만일 회장님이 국토교통부에서 이 업무를 담당했다고 하면 어떻게 이 문제를 풀었을까.

“택시도 타다와 동일한 업무를 할 수 있게 해줬을 것이다. 가령 개인택시라고 치자. 쉬는 날에 택시회사에 자신의 택시를 빌려주는 거다. 시간 단위 렌터카로 돌리는 거지. 타다가 일반택시보다는 약간 비싸지 않은가. 그 가격 차이 때문에 타다 대신에 택시를 이용하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방법이야 많다.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에 맞게 서비스를 개발하면 된다.”

얼핏 이해는 안 갔지만 적어도 현재의 국토부보다는 타다 문제를 보다 스마트하고 전향적으로 풀어나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원전 문제에 대해선 어떤 견해를 갖고 있나.

“안정성 관점에서 보는 사람들이 있다. 틀렸다고는 이야기하지 않겠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적당한 위험은 안고 갈 수밖에 없다. 마치 코로나19를 안고 가야 하듯이. 또 우리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만일 산둥(山東)반도에 건설한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한다면 우리는 원전 폭발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우리는 반도국가이고 경제적으로 섬이다. 인접 국가인 프랑스, 폴란드 등에서 전기를 사올 수 있는 독일과는 상황이 다르다. 또 이미 해놓은 것을 왜 없애는가. ‘원전은 위험하다’는 관점에서 본 것이다. 원전이 밥줄이라는 생각을 왜 못하는지 모르겠다.”

인터뷰=유회경 경제산업부 차장 yoology@munhwa.com
정리 = 송정은 기자 eun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