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건 신부 숨결 어린 은이성지 명소화…순례길 조성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 용인시 처인구 일원 천주교 성지인 고초골 공소 내 성모마리아상. 용인시청 제공

국내 최초의 천주교 사제인 김대건(1821∼1846) 신부의 숨결이 어린 경기 용인시와 안성시 일대 성지에 대한 관광 명소화가 본격 추진된다. 김 신부가 사제 서품을 받았던 김가항성당이 향토유적으로 지정되는가 하면, 그가 사역했던 은이성지(경기 용인시 양지면 일원)와 유해가 안장된 미리내성지(안성시 양성면 일원)가 순례길로 연결된다.

경기 용인시는 27일 은이성지와 미리내성지를 잇는 12.5㎞ 구간을 걸어서 이동할 수 있도록 대폭 정비한다고 밝혔다. 시는 경기관광공사로부터 1억 원과 자체 예산 1억 원을 보태 총 2억 원의 사업비를 마련, 두 장소를 잇는 산책길과 인도 곳곳에 이정표와 쉼터를 설치해 도보 편의를 강화하기로 했다.

은이성지는 19세기 초부터 전국 각지의 천주교 신도들이 박해를 피해 모여들면서 형성된 교우촌으로, 김 신부의 사목 현장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는 김 신부가 세례를 받은 은이공소와 그의 가족이 살던 골배마실 등이 있다. 미리내성지는 김 신부의 묘소가 있는 곳이다.

시가 순례길 조성에 나선 것은 올해 초 천주교 수원교구와 ‘명품 순례길’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따른 것으로, 시는 김 신부의 사목활동과 순교 등과 관련된 이야기를 발굴해 역사문화 콘텐츠로 개발하기로 했다.

시는 앞서 26일 은이성지 내에 새로 복원된 김가항성당을 향토유적 제71호로 지정 고시했다.

김가항성당은 김 신부가 사제 서품을 받은 상징적인 장소로, 2001년 중국 상하이(上海 )시 푸둥(浦東)개발로 철거됐다가 2016년 천주교 수원교구가 상하이교구로부터 주요 부재를 받아와 복원한 바 있다.

용인=박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