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불륜 폭로… 잡음 커지는 ‘일반인 관찰예능’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MBC 예능 ‘부러우면 지는거다’에 출연하던 이원일(왼쪽) 셰프의 예비 신부 김유진 PD는 학폭 가해자로 지목되며 이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부럽지’ 출연하던 김유진 PD
학폭 논란에 극단적 시도까지
‘구해줘 홈즈’ 선 불륜 폭로돼

방송가 “사생활 검증 불가능”

비(非) 연예인들의 방송 출연이 늘면서 이들을 둘러싼 논란 역시 잦아졌다. 스마트폰의 보급 및 SNS의 발달로 특정인의 과거 행적에 대한 폭로가 쉬워진 가운데, 제작진의 책임론에 대해서는 비 연예인들의 사생활과 인성 검증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방송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황금연휴를 맞은 방송가는 MBC 예능 ‘부러우면 지는 거다’에 출연하던 이원일 셰프의 예비 신부인 김유진 프리랜서 PD가 지난 4일 극단적 시도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혼란을 겪었다. TV 출연 후 대중의 주목을 받던 김 PD는 뉴질랜드 유학 시절 학교폭력(학폭)의 가해자였다는 폭로가 나오며 공식 사과와 함께 ‘부러우면 지는 거다’에서 하차했다. 이후에도 공격이 이어지자 자신의 SNS에 “억울함을 풀어 이 셰프와 가족들에게 더 이상의 피해가 가지 않길 바란다. 내가 모든 것을 안고 가겠다”고 글을 올린 뒤 이 같은 선택을 했다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김 PD에 앞서 채널A 짝짓기 예능 ‘하트시그널3’의 출연자도 학폭 가해자로 지목받았고, MBC ‘구해줘! 홈즈’에 신혼집을 구해달라고 신청했던 부부가 불륜으로 맺어진 커플이라는 폭로도 나왔다. 연예인과 매니저의 일상을 보여주던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가수 광희, 개그맨 이승윤의 매니저가 각각 학폭, 금전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와 하차한 바 있다.

이런 흐름은 리얼리티를 강조하는 관찰 예능의 부산물이라 할 수 있다. 연예인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SNS를 기반으로 한 소위 인플루언서들이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듯, 비 연예인들도 TV에 출연해 그들의 일상을 공개하는 사례가 늘었다. 이 때 중시되는 덕목은 ‘인간적인 매력’이다. 외모뿐 아니라 그들의 됨됨이, 즉 인성 역시 대중의 평가 대상이 된다. 한 지상파 예능국 PD는 “프로그램의 성공을 위해 편집 과정에서 더욱 매력적인 인물로 포장할 수밖에 없다”며 “이를 지켜보던 시청자 중 과거 피해를 입었던 이들이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며 문제 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 연예인들의 과거와 현재 사생활을 검증하는 것은 쉽지 않다. 또한 익명성에 기대 제기된 주장 역시 100% 사실이라 믿을 수도 없다. 김 PD의 친언니 역시 “내 동생 김유진 PD는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아니다”라며 법적 대응할 뜻을 밝혀 진실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유명 MC를 다수 보유한 중견 매니지먼트 대표는 “연예인의 경우 소속사 차원에서 어느 정도 사생활 및 인성 검증과 대응이 가능하지만 비 연예인의 경우 확인도 대처도 어렵다”며 “일단 논란이 불거지면 제작진은 출연 명단에서 배제하며 논란을 최소화하는 데 급급하기 때문에 진위를 가리기 전 당사자는 만신창이가 되고 만다”고 안타까워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