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김정은 보좌하던 김여정 김여정(오른쪽)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2018년 9월 19일 평양 남북정상회담 합의문 서명식에서 오빠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명 작업을 돕고 있다. 연합뉴스
- 北 잇단 도발 배경·전망
평양시민·군부까지 생활고
민심 동요 부를정도로 심각
탈북 급증하며 체제도 위협
나쁜 행동으로 국제적 관심
제재 해제 위한 몸값 높이기
북한이 남북관계를 완전히 파탄 상태로 몰고 간 배경에는 남한 당국에 대한 불만 이외에, 야심 차게 내놓은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이 마지막 해임에도 성과는커녕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한 상태를 타개하기 위한 내부 수요가 중요하게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입지 강화와 11월 미국 대선 이후를 겨냥해 몸값을 높이기 위한 포석도 있어 보인다. 북한의 최근 행보에 이 같은 다각도의 포석이 담겨 있다면 문재인 정부가 어떠한 대북 해법을 내놓든지 북한은 남북관계를 극단적인 상태로 몰아넣기 위한 ‘마이웨이’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17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남조선당국이 특사파견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남조선당국의 무능력과 무책임성으로 인하여 초래된 이번 북남 위기는 그 무엇으로써도 해결이 불가능하며 해당한 값만큼 계산이 똑똑히 되어야 종결될 수 있다”고 했다. 문 정부가 어떤 대남 제안을 내놓든 현 국면에서는 ‘백약이 무효’하며, 북한은 정해진 각본대로 대남 공세를 지속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셈이다.
북한이 이처럼 단호하고 일방적인 대남 공세를 취하는 배경에는 ‘최고지도자’를 모욕한 탈북단체의 대남 전단뿐만 아니라 다목적 포석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 정부 당국이 가장 주목하는 부문은 북한 내부의 경제난이 민심의 동요를 불러일으킬 만큼 심각하다는 점이다. 정보 당국자는 “북한의 지방은 물론 평양 시민, 군부까지 먹고사는 문제가 극도로 심각해지다 보니 김 위원장에 대한 불만이 상당한 상황”이라며 “유엔 대북제재에다가 올해 들어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심리가 번지자 외부의 적을 만들 필요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4일 김 제1부부장이 “남조선당국의 묵인하에 탈북자 쓰레기들이 반공화국 적대행위를 감행했다”는 담화에서 탈북민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한 이후 북한 전역에서 “탈북자 쓰레기들을 죽탕쳐버리겠다”는 구호의 궐기대회가 줄줄이 열리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일 수 있다. 정보 당국자는 “탈북민의 존재는 그 자체로 체제의 약점이 될 수 있는데, 이를 인민들에게 공식화하면서 탈북 문제를 철저히 뿌리 뽑겠다는 것”이라며 “경제난이 장기화되니 체제를 위협할 정도로 탈북 시도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의 11월 대선 이후 미국과의 협상 국면에 대비한 포석일 수도 있다. 나쁜 행동을 통해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수록 미국 차기 행정부가 “북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진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대선 이후 대미 협상을 비핵화가 아닌 군축으로 몰고 가면서, 대북제재 해제 딜을 얻어 내기 위해 몸값을 높이는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영주 기자·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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