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무죄’에…황운하·최강욱 수사 동력 상실 우려

여권 인사 유리한 판결 잇따라

이재명 경기지사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대법원이 당선무효형을 내린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하면서 검찰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진행 중인 수사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경찰의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을 비롯해 검찰은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민주당 법률위원회가 파악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주요 사건은 총 9건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는 황 의원과 ‘사법농단 블랙리스트 피해자’라는 주장이 거짓이라며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된 이수진 의원이 포함돼 있다.

총선 직후 검찰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 1270명을 선거사범으로 입건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사범 공소시효는 선거일로부터 6개월이다. 이에 검찰은 공소시효 만료일인 10월 15일까지 특별근무체제를 유지해 수사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 선거사범과 관련해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 검찰 수사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총선에서 여권이 압승을 거두며 종전과 다른 태도로 검찰 수사에 대응하고 있는 모습도 검찰 수사의 암초다. 황 의원은 ‘검찰 개혁’을 주장하며 SNS 등을 통해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 증명서를 허위 발급한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도 자신을 기소한 검찰을 향해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도록 갚아주겠다”고 말한 바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과 수사권 조정, 7월 검찰 인사 등도 이들에 대한 수사 동력을 상실하게 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법원의 이번 이 지사 판결을 비롯해 사법부가 정권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어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법원은 최근 검찰이 항소장을 부실 기재했다며 은수미 성남시장에 대한 2심 당선무효형을 파기하기도 했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최근 일련의 사례들에 비춰봤을 때, 정권 실세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제대로 진행될지 또 사법부가 제대로 된 판단을 내놓을지 굉장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특히 여당이 총선 승리로 사법적 면죄부를 받은 것으로 착각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