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장 49곳중 7곳서 유충… 전국 838건 의심신고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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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부 긴급점검 발표

‘대부분 급수외적 문제’ 발표에도
시민들 “벌레나온 자체가 찝찝
관리당국 일 잘하고 있는거냐”

21일 전국 곳곳에서 ‘수돗물 유충’ 관련 의심 신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정부는 인천 공촌정수장 외 6곳의 정수장에서도 유충이 발견됐다고 밝히면서 다른 지역은 수돗물 공급 과정(급수)의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정부는 대부분 정수장은 안전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시민들은 “벌레가 나오는데 뭐가 안전하다는 것이냐” “인체에 무해하기만 하면 수돗물에서 벌레가 나와도 된다는 것이냐” 등의 반응을 보여 수돗물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환경부는 이날 오전 브리핑을 열고 인천 지역 수돗물 유충 민원의 원인으로 지목된 ‘활성탄지(여과지) 필터’가 설치된 전국 정수장 49개소에 대해 긴급점검을 실시한 결과 인천 공촌·부평 등 총 7개 정수장에서 유충이 일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활성탄지는 인천 수돗물에서 발견된 깔따구 유충이 번식한 장소로 추정되는 지점으로 이곳에서 부화한 유충이 걸러지지 못한 채 정수장과 배수지를 거쳐 가정으로 흘러들어 갔다고 환경부는 설명하고 있다. 그 밖에 점검 대상 정수장 중 12개 정수장은 방충망을 설치하지 않는 등 운영상 문제가 지적됐다.

환경부가 유충이 발견됐다고 밝힌 정수장은 인천 공촌, 인천 부평, 경기 화성, 김해 삼계, 양산 범어, 울산 회야, 의령 화정정수장 등이다. 환경부는 이 중 인천 외 서울과 부산 등 지역은 급수 과정에서 유충이 발생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활성탄지 표층에서 유충이 발견됐으나 정수장 후단 배수지나 수돗물을 실제 사용하는 가정에서는 유충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돗물에서 벌레 유충이 발견됐다는 민원이 있어 지방자치단체와 환경청, 유역수도지원센터 등이 공동으로 현장 조사한 결과 수돗물 공급 과정에서의 문제가 아니라고 파악했다. 정부 설명에도 불구하고 유충이 가정의 수도관으로 흘러들어 갈 수 있는 만큼 해당 지역 주민들은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민 사이에서는 정부가 책임 있게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을 맞아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실정이다. 인천에 위치한 직장에 다니는 서모(38) 씨는 “몸속에 들어가도 나쁜 곤충이 아니라곤 하지만 아무래도 벌레가 나왔다는 자체가 찝찝한 게 사실”이라며 “정부의 ‘인체에 무해하다’는 해명이 도리어 ‘이대로 계속 써도 된다’는 메시지 같아서 걱정된다”고 했다. 서울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김모(22) 씨 역시 “날이 점점 더워져 샤워도 매일 해야 하는데 걱정이 많이 된다”며 “이럴 때 정부가 책임 있게 행동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환경부는 활성탄지 필터를 쓰지 않고 표준정수처리만 하는 일반 정수장 440개에 대해서도 지난 17일부터 긴급점검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금주 중 전수조사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환경부는 21일 조명래 장관 주재로 전국 17개 시·도 부단체장과 영상회의를 개최해 정수시설·배수지·저수조 등의 철저 관리를 지시하는 등 수돗물 안전관리를 최우선으로 시행할 것을 당부할 계획이다.

송유근·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