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영업익 8조… ‘삼각 포트폴리오’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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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확정 실적 발표

2018년 4분기 이후 최대 규모
언택트 확산 반도체 시장 커져
수요 늘며 영업익 67% 이끌어
스마트폰·가전도 전망치 상회

삼성전자 반도체가 올해 2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전체 영업이익의 67%를 도맡으며 2018년 4분기 이후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코로나19라는 악조건에서도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한 것은 ‘삼각포트폴리오’(반도체·스마트폰·가전)의 기술리더십이 확고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하반기에는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악재에 따른 리스크가 우려된다고 예측했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확정실적(연결기준)을 집계한 결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3.5% 증가한 8조1500억 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2018년 4분기(10조8000억 원) 이후 최대 규모다. 매출은 52조966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5.63% 줄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인 영업이익률은 15.4%로 2018년 4분기(24.2%) 이후 가장 높았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란 악재 속에서 버팀목 역할을 한 것은 반도체였다. 코로나19가 전 세계 경제를 마비시켰지만 ‘언택트(Untact·비대면)’ 시장은 커지면서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다. 2분기 반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8조2300억 원, 영업이익은 5조43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3조4000억 원)보다 59.7%, 전분기(3조9900억 원)보다 36.1% 증가한 수치다. 반도체는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66.7%를 도맡았다.

스마트폰·가전 등 세트(완제품) 부문도 시장 우려보다 선전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정보기술(IT)·모바일(IM)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1조9500억 원이다. 스마트폰 출하량이 기대치를 웃돌았고, 코로나19 여파로 마케팅비가 줄면서 예상보다 많은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도 글로벌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7300억 원을 기록했다. 2분기 깜짝실적의 또 다른 주역은 디스플레이 부문이다. 당초 적자가 유력했으나 북미 고객사의 보상금 약 1조 원이 반영돼 3000억 원의 흑자를 냈다.

하반기 실적 전망은 엇갈린다. 업계에서는 3분기 스마트폰과 TV 수요가 회복되고 디스플레이도 스마트폰 신제품 생산과 맞물려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삼성 내부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불확실성이 커졌고 업계 경쟁도 심화된 만큼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반도체 부문은 상반기 재고 때문에 하반기에는 메모리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실적 호황을 이어갈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

한편, 삼성전자 2분기 시설투자비는 9조8000억 원, 상반기 누계로는 17조1000억 원이 집행돼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6조4000억 원이 늘었다.

권도경·이승주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