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진흙 뒤범벅…“이런 한강공원은 처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 한강공원에서 침수 복구·청소 작업에 나선 직원들이 넉가래 등 연장을 이용해 길에 쌓인 진흙 더미를 치우고 있다. 김선규 기자

망원지구 복구현장 가보니…

물 빠지고 시설물 드러났지만
녹지 등 다 망가져 폐허 방불
11개공원 쓰레기만 800t 추정
수천명 투입 24시간 복구작업

“망원 한강공원이 이 정도로 침수된 것은 거의 10년여 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24시간 복구·청소 작업에 힘을 쏟고 있지만 일이 언제 끝날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에요.”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 한강공원에서 만난 조관희(56)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망원안내센터장은 “침수 여파로 발생한 진흙 더미와 수목잔해, 쓰레기 등 부유물이 얼마나 되는지 가늠도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센터장은 “폭우가 한창 쏟아질 때는 강가에서 좀 떨어져 있던 공원 안내센터 인근 2m 앞까지도 물이 들어 차 많은 직원이 적잖이 놀라고 당황했다”며 당시 긴급했던 상황을 전했다. 최근 일주일 넘게 장맛비가 이어지면서 둔치 등이 완전히 물에 잠겼던 공원 내부는 물이 빠지자 이날 마치 폐허를 방불케 했다. 한창 구슬땀을 흘리며 복구·청소 작업을 하고 있던 센터 및 용역업체 직원 등 40여 명의 작업복과 장화는 진흙 범벅이 됐다. 서울시가 최근 수도권 지역 집중호우로 인해 물에 잠겼던 주요 한강공원에 대한 복구·청소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장시간 침수로 인해 녹지대와 체육·편의시설 훼손, 산책로·자전거길 등 진흙 유입, 쓰레기 등 폐기물 문제 등이 심각해 공원 정상화 작업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침수로 인해 11개 한강공원 둔치·수상 등에서 발생한 쓰레기양은 약 800t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는 앞으로 2∼3일 안에 이들 공원에 대한 복구·청소 작업을 마치고 모든 공원을 개방한다는 계획이지만 장시간 침수 여파로 작업 완료 시점이 늦어질 전망이다. 이날 기준 잠원·여의도(여의샛강 제외)·난지·잠실·양화·뚝섬·광나루·이촌·망원·강서 한강공원 등 10곳은 일부 개방됐지만, 반포 한강공원은 여전히 통제가 계속되고 있다. 시는 11개 공원의 파손된 시설물 보수, 쓰레기 수거, 진흙 제거 작업 등을 위해 현재까지 총 인력 3873명, 장비 1762대를 투입했다. 이날 망원 한강공원의 경우 강에서 쓸려온 진흙더미가 미처 빠지지 못하고 산책로와 자전거길 등을 온통 뒤덮은 탓에 한 걸음씩 옮길 때마다 발 전체가 움푹 빠질 정도였다. 거의 모든 잎이 떨어진 앙상한 나무들은 온통 진흙으로 뒤덮였고, 길가에서 꽃은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공원 한편에는 폐기물이 된 수목잔해와 플라스틱·스티로폼 등 쓰레기 더미가 쌓여 높은 언덕을 이룰 정도였다. 축구장·테니스장·수영장 등 운동·편의시설에도 흙더미가 쌓였고 일부 시설은 심하게 훼손돼 있었다. 살수차를 이용해 길거리 진흙 제거 작업을 하고 있던 용역업체 직원 박모(49) 씨는 “오전 7시부터 쉬지 않고 작업을 이어갔는데, 오후 3시까지 겨우 150m밖에 치우지 못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