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의대 입학 위해 시민단체 일해야하나”

‘공공의대’ 선발 논란 확산
SNS 각종 패러디도 봇물

“예서 어머님, 예서를 위해 시민단체에 가입하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26일 SNS에서 확산하고 있는 드라마 ‘SKY 캐슬’ 패러디물의 한 장면이다. 학부모가 “부모가 시민단체 활동을 한다 해서 어떻게 자식이 의대에 가느냐”고 묻자 입시 코디네이터는 “지금 대한민국은 그런 게 가능한 아주 재미있는 나라입니다”라고 되받는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 관련 의혹을 연상케 할 만큼 젊은층 사이에서 정부가 설립 추진 중인 공공보건의료대학(공공의대)에 대한 반발이 폭주하고 있다. 공공의대 학생 선발에 시민단체가 관여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부터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4일 공식 SNS에 올린 ‘팩트체크’ 카드뉴스를 통해 “학생 추천은 전문가·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중립적인 시·도 추천위원회를 구성해서 객관적으로 합리적으로 선발해 추천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도지사 자녀, 친인척 등이 추천 특혜를 받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진화하기 위한 내용이었지만, 시민단체 관계자가 추천에 참여한다는 부분이 오히려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주요 대학 커뮤니티 등에선 “운동권 자녀만 의대를 보내려는 현대판 음서제 아니냐” “조국(전 장관)·윤미향(더불어민주당 의원) 하던 짓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리려는 작업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진보 성향 시민단체 자녀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의 ‘김복동 장학금’을 독식했다는 논란도 재조명됐다.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복지부는 “어떻게 선발해야 할지는 현재 정해진 바가 전혀 없고, 현재 법률도 통과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시민사회단체의 공공의대 학생 선발은 제2의 조국 사태”라고 비판하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이옥남 시장경제와민주주의연구소 소장은 “조국·윤미향 사태를 거치며 시민단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