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집콕’ 늘며 일회용 용기 사용량 15%↑… 폐비닐 하루 951t 발생

- 갈수록 쌓이는 폐기물 대책은

배달용품 과포장이 주요원인
환경단체 “재사용시스템 절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 이후 폐플라스틱과 폐비닐 발생량이 급증하면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과도한 포장으로 ‘악명높은’ 배달용 용기다. 환경단체나 지방자치단체 등은 포장·배달 시장에 재사용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8일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비닐 폐기물은 하루 평균 951t, 플라스틱 폐기물은 하루 평균 848t 발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1%, 15.6% 증가한 수치다. 이 수치는 지자체별 공공 폐기물 선별장의 기록을 합친 것으로, 차후 민간 선별장에서 처리한 폐기물량을 합치면 훨씬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들어 쓰레기가 급증한 이유는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카페에서 일회용 컵 사용이 늘고, 바깥 외출 자제에 따라 음식 배달을 위한 일회용 용기 활용이 증가한 탓이 크다. 배달용 쓰레기 문제에 대해선 정부나 지자체도 아직 뚜렷한 해답을 내놓지 못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는 속수무책의 상태와 같다”며 “일회용품을 깨끗하게 씻어서 재활용할 수 있게끔 버릴 수 있도록 홍보하는 것이 최선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단체들은 재사용 시스템을 하루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백나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배달의 민족, 요기요와 같은 배달 앱 측에서 배달 인프라 자체를 다회용 용기 제공→수거→세척→다시 제공하는 방식으로 바꾸도록 요식업체들에 강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린피스도 재사용 시스템 도입을 주장하며 외국에서 널리 알려진 ‘루프 시스템’을 소개했다. 미국 루프사는 여러 유통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재사용이 가능한 포장재나 용기에 제품을 담아 고객에게 배달하고 사용한 빈 용기를 회수한 뒤 세척해서 재사용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크로거, 월그린, 프록터앤드갬블(P&G)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