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 “업무상 실족 잦아… 평소 이상징후 없어”

선미 우현에서 슬리퍼 발견

해양수산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선 공무원 A 씨(해양수산서기·8급·47)의 실종이 자진 월북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 실족 때문인지를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당시 신발이 남아 있던 점 등을 들어 일각에서는 고의 월북에 무게를 두는 가운데 A 씨가 10대 후반과 초등학교 저학년 등 두 자녀를 둔 아버지이고 평소 근무 태도나 성격 등에 비춰 월북으로 확정할 뚜렷한 근거가 없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24일 해수부 등에 따르면 일등 항해사 A 씨는 2012년 임용된 뒤 근무해오다 14일 499t짜리 무궁화10호 승선을 발령받은 후 16∼25일 일정으로 꽃게 성어기를 맞은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어업지도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정부 관계자는 “A 씨가 온순한 성격으로 특이사항은 없었다”며 “해양경찰 등에서 구체적으로 조사를 해봐야 원인이 파악되겠지만 주변 사람들 모두 상당히 의아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일각에서는 실종 당일 어업지도선 선미 우현에서 실종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슬리퍼가 발견된 점 등을 들어 A 씨가 자진해서 월북하려던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지만, 단순 실족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어업지도선 업무 담당 경험이 있는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어업지도선에서 실족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알고 있고 이번 사례 역시 실족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며 “어업지도 당시 불법 어선 적발 등 비상 상황이 없었다면 직원들이 각자 위치에서 업무를 보기 때문에 긴 시간 동안 A 씨의 실종을 몰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큰 배라면 다 같이 모여 식사도 하지만 이번처럼 499t의 작은 배라면 서로 식사하는 시간도 달라 A 씨의 이동을 몰랐을 수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그간 전남 목포에서 동료 직원 2∼3명과 숙소생활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