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정부, 종전연설 위해 은폐 의혹”

김종인 “종전선언 운운 무책임”
민주당은 “사실 확인부터” 신중

야당은 24일 연평도 실종 공무원이 북측 총격을 받고 숨진 사건과 관련해 “종전선언이라는 정치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국민을 속인 것 아니냐”며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발언이 나오기 전에 남북 관계가 경색되는 것을 막고 종전선언의 정치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국민을 속인 것은 아닌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정부는 대한민국 공직자가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것으로 보이는 엄청난 사건을 소상히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도 “북한은 달라진 것이 없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도 종전선언을 운운했다. 참으로 무책임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국민이 피살당한 중대한 사건임에도 이렇게 깜깜이로 모를 수 있는지 답답한 노릇”이라며 “그동안 핫라인 등 소통채널은 허구였나”라고 비판했다. 박진 국민의힘 외교안보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이 근본적으로 대남정책을 바꾸고 북핵 폐기를 하지 않는 한 종전선언은 허황된 구호란 게 다시 한 번 여실히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사실관계부터 우선 확인해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당 관계자는 “정확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사실관계를 먼저 파악하고 입장을 정리하는 게 맞다”고 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민홍철 국회 국방위원장, 황희 국방위 민주당 간사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국방부로부터 관련 사안을 보고받는다. 국방위와 정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군과 정보당국으로부터 개별 보고를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언급한 후 피격 상황이 알려지면서 야당에 공세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