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개천절 車시위, 면허 정지·견인 전방위 조치”

지휘부 이례적 공개 화상회의
“원천 차단” 文 경고와 판박이

광복절 집회 주도자 영장 청구
“법원 제한조건 준수했다” 반발

경찰 지휘부가 내달 3일 개천절을 앞두고 25일 이례적으로 공개 화상회의를 개최하고 “도심 집회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정부 방침을 재확인했다. 지난 8·15 광복절 당시 문재인 정부 규탄 취지로 열린 도심 집회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주범으로 몰린 일부 보수단체가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통해 집회를 강행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경찰과 시민단체 간 충돌이 예상된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본청에서 ‘추석방역 및 개천절 집회 대비 전국 지휘부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불법집회 총력대응’을 거듭 당부했다. 김 청장은 “경찰의 금지통고를 무시하고 불법집회를 개최하는 행위는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고 법질서를 파괴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경찰은 사안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시민의 안녕과 법질서를 해치는 집단적인 불법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청장의 이번 메시지는 사흘 전 문재인 대통령이 “공동체의 안녕을 위태롭게 하고 이웃의 삶을 무너뜨리는 반사회적 범죄”라며 내놓은 강경 입장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란 반응이 나온다.

경찰은 특히 대규모 차량시위에 대비해 면허 정지·취소, 견인 등 전방위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차량시위도 준비·해산 과정에서 코로나19 감염 확산 위험이 있다”며 “일반 불법집회와 마찬가지로 도심권 편입을 차단할 계획”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불법 차량 시위 운전자는 사법 처리는 물론, 운전면허 정지·취소를 병행하고 차량은 즉시 견인하는 등 대인·대물에 대해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불법 차량 시위 운전자에 관해 이동 명령에 불응할 경우 운전면허 벌점(40점)을 부과해 면허 정지를 처분한다는 방침이다. 또 기존에 누적돼 있던 벌점이 있을 경우 해당 벌점으로 인해 면허 취소에 이를 수도 있다. 연간 누산 벌점이 1년간 121점 이상, 2년간 201점 이상, 3년간 271점 이상에 도달하면 운전면허가 취소된다.

한편 광복절 집회를 공모한 혐의로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김경재 전 한국자유총연맹 총재와 보수단체 일파만파의 김모 대표는 이날 “법원의 인원 제한 조건을 준수했다”며 반발했다. 김 대표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경찰의 조언을 받아 펜스를 설치했고, 그 안에 인원을 한 명씩 세서 100명이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김 전 총재도 “100명만 들어오게 했는데, 밖에 오는 것을 오지 말라고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항변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날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했다. 다음 주 중 진행될 예정인 구속영장심사에서 집회 참석 인원과 주최 측 관리 책임 여부가 구속 여부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훈·조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