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파고, 디지털혁신으로 넘는다>딥러닝 기술 녹인 ‘AI 용광로’… 쇳물생산 年 8만5000톤 늘렸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포스코 직원들이 광양제철소 도금공장 운전실에서 인공지능 초정밀 도금 제어 기술 작동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 포스코

스마트팩토리 ‘포스 프레임’
생산계획부터 全공정 자동화

드론 띄워 ‘원료 야드’ 관리
재고측정 1시간20분→20분

열연·냉연에도 스마트 기술
도금 제어 적중률 99% 이상

포스코는 세계 최초로 철강 연속공정의 특성을 반영한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인 ‘포스프레임(PosFrame)’을 자체 개발하고, 철강업체 가운데 세계 최초로 생산공정에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AI 철강업 시대를 열어 가고 있다. 29일 포스코에 따르면, 제철소에 적용된 스마트팩토리는 생산계획부터 출하까지 전 공정을 관통하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포스프레임은 포항·광양을 통틀어 20개 공장을 관통하면서 전후 공정 데이터를 동시에 수집해 분석·관리하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안에 포스프레임 적용 공장을 27개로 늘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포스코는 지난 50년간 축적된 현장 노하우에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AI 기술을 접목해 최고 품질의 제품을 가장 경제적으로 생산·공급하기 위해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포스코는 작업장 위험요소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무(無)장애 조업체계를 실현하고, 품질 결함 요인을 사전에 파악해 불량을 최소화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재고 분석 드론과 AI 용광로=포스코는 우선 사람이 직접 관찰하고 관리했던 원료 재고 분석에 드론을 도입했다.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는 총 2.73㎢의 ‘원료 야드’가 있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3분의 1에 달하는 드넓은 원료 야드를 이전엔 사람이 직접 관찰하고 관리했다. 그러다 보니 재고 측정에만 1시간 20분, 재고 분석엔 4시간이나 걸렸다. 포스코가 이 작업에 원료 야드 재고 관리용 드론을 도입하자, 재고 측정 시간은 20분으로 줄었다. 자체 개발한 데이터 처리 알고리즘을 활용해 재고 분석 시간도 단 1시간으로 단축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드론은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좁은 곳이나 위험한 곳까지 정밀하게 점검하고 추적, 재고 현황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안전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철의 원료인 철광석은 용광로에 들어가기 전 균일한 크기와 성분으로 만드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른바 소결공정이다. 그런데 철광석 알맹이는 육안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울 만큼 작다. 이에 소결광 품질이 작업자의 숙련도와 노하우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포항제철소 제선부 3소결공장은 자동제어 시스템을 적용했다.

또한 포스코는 포항 2고로(高爐)를 포함, 최근 2차 수리를 마치고 조업을 재개한 광양 3고로 등 포항과 광양에 2기씩 총 4기의 스마트 고로를 구축 또는 가동하고 있다. 포스코의 AI 용광로는 수많은 변수와 사례를 스스로 학습하고, 연료·원료의 성분과 용광로 상태를 스스로 체크하며, 이를 바탕으로 조업 결과까지 예측해 조업 조건을 선제적으로 자동 제어한다. 그 결과 포스코의 스마트 용광로는 일일 용선(溶銑·쇳물) 생산량을 240t가량 늘렸다. 1년으로 환산하면 8만5000t의 쇳물을 추가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중형 승용차를 연간 8만5000대 더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최정우(맨 앞) 포스코 회장이 지난 7월 10일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초대형 스마트 고로로 탈바꿈한 3고로 재가동을 위해 불을 붙인 점화봉으로 풍구에 화입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열연-도금-물류도 스마트 기술로=포스코는 열연-냉연-도금 등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에도 스마트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 7월 가열·압연·권취(捲取·두루마리처럼 둥글게 마는 것) 등 열연공장의 모든 공정에 스마트 기술을 적용, 한곳에서 제어할 수 있는 통합운전실을 구축했다. 가열공정에서는 AI 시스템을 적용해 품질 편차를 획기적으로 줄였고, 압연공정에서는 조업 상황에 따라 최적의 압연량을 자동 설정해 주는 스마트 기술로 제품 손실을 크게 줄였다.

기가스틸 등 고급 자동차 강판을 생산하는 도금공정에도 실시간으로 최적의 도금량을 제어할 수 있는 ‘AI 초정밀 도금 제어 기술’을 개발해 적용했다. 우리나라 ‘국가 핵심기술’로까지 등재된 기술로, 딥러닝을 이용해 제품의 종류, 두께, 폭, 조업 조건과 목표 도금량을 스스로 학습해 정확히 제어한다. 초정밀 도금 제어 기술 도입 이후, 이전에 89% 수준이었던 도금량 제어 적중률이 이제는 99%를 웃돌고 있다고 포스코는 밝혔다.

◇해외에서 인정받는 스마트팩토리=포스코는 2018년에 이어 올해 또 한 번 스탠다드앤드푸어스 글로벌 플래츠(S&P Global Platts)의 글로벌 메탈 어워드(Global Metals Awards)에서 ‘철강산업 리더십(Steel Industry Leadership)’ 부문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S&P 글로벌 플래츠는 포스코가 ‘월드 톱 프리미엄’ 제품 1000만t 판매, 원가절감 활동인 ‘CI(Cost Innovation) 2020’ 추진,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생산체계 구축 등을 통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견고한 실적을 냈다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국내 기업 최초로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선도할 ‘등대공장’으로 선정되는 등 포스코는 철강산업 고유의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구축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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