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모든 표 개표하라” 미국 대선 개표가 진행 중인 4일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시위대가 거리로 나와 ‘모든 표를 개표하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개표장 들어가겠다” 4일 개표장 과밀화를 막기 위해 경찰들이 설치한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개표대 창문에서 유권자들이 진입을 요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민심도 의회도 갈라진 미국
바이든 당선 땐 상원과 기싸움
인준권·거부권에 발목 잡힐 듯
트럼프 당선 땐 펠로시와 대립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서 나타난 ‘갈라진 미국’은 같은 날 치러진 의회 선거에서도 그대로 증명됐다.
개표 초반 뒤처지는 듯했던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주요 경합지에서 역전극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상원 공화당·하원 민주당’의 다수당 구도가 이번에도 유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면서 미 정계에선 일찌감치 대통령과 상원 간 세력 대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만에 하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의 기 싸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누가 집권하든 분열 양상은 가열될 전망이다.
4일 주요 여론 조사기관 집계를 보면 바이든 후보가 가까스로 270석의 매직 넘버에 턱걸이하는 아슬아슬한 승리가 예측되는 가운데, 대통령 지명인사에 대한 인준권과 함께 행정부 주요 정책에 대한 거부권을 가진 상원에선 일찌감치 공화당 장악이 결정된 분위기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미치 매코널(공화·켄터키)의 상원은 바이든의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내고 “내년 1월 20일 바이든은 미 대통령으로 취임할 것이다. 다만 그는 취임식 후 매코널이 열쇠를 쥐고 있는 감옥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84년 처음 당선된 이후 올해까지 무려 7선에 성공한 매코널 원내대표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오바마케어’(전국민건강보험법) 폐지를 주도하고, 트럼프 정부에서는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에 대한 인준안을 신속히 통과시키는 등 대표 강경 보수 인사로서의 행보를 지속해왔다.
WP는 “전 정권에선 오바마 대통령이 주요 입법 목표를 달성한 후 상원 대표가 됐지만, 이제는 시작부터 민주당 대통령을 방해할 수 있게 됐다”며 “그가 이끄는 상원은 건강 보장 범위 확대, 기후변화 대응, 보편적 보육, 최저임금 인상, 인프라 지출 확대 등 바이든 캠프에서 고안한 여러 정책을 쓰레기통에 버릴 것”이라고 짚었다. 무엇보다 경제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바이든 후보가 위기에 처할 것이란 점을 잘 알고 있는 매코널 원내대표는 새 경기부양안에도 쉽사리 합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이번 선거에서 4선에 성공한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과 함께 주요 법원의 공석을 보수파로 채울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한편 하원에선 예측대로 민주당이 우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배럿 대법관에 대한 인준안이 선거 전 통과된 데 대해 “불법적”이라고 표현하며 선거 당일까지도 공세를 이어갔다. 다만 민주당이 내부 전망치보다는 적은 수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펠로시 의장이 재신임 선거에 직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는 소위 ‘스쿼드’라 불리며 당내 세력을 키워가고 있는 초선·진보 4인방(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일한 오마, 러시다 털리브, 아이아나 프레슬리)과도 여러 번 충돌했던 바 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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