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깊어져도 대규모 폭력사태 가능성은 낮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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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건 교수

“소요사태 얼마간 있겠지만
국가 위기로 가진 않을 것”

국내의 미국정치 권위자인 서정건(사진)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극심한 갈등 속에 치러진 미국의 대선 후유증을 염려하면서도 대규모 폭력사태 가능성은 낮게 전망했다. 서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중 누가 대통령이 되든 대선 과정에서 표출된 갈등이 깊어질 것이며, 미국 내 복잡한 인종 문제 역시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교수는 5일 오전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폭력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큰 중서부 3개 주의 주지사가 모두 민주당이고, 이미 주 방위군이 투입됐다”며 “양 극단의 지지층을 중심으로 폭력사태가 잠시 있을 수는 있겠지만 2021년 1월 대통령 취임식까지 심각한 수준으로 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재검표 등의 절차적 문제로 대통령 당선 확정이 늦어질 뿐이지 소요사태와 정국불안은 별개”라고 덧붙였다. 사회적 갈등이 정국 불안을 조성해 국가 전체가 위기로 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번 대선 과정에서 분출된 양 지지층 간 분열은 미국이 풀어야 할 숙제라고 서 교수는 지적했다. 서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하든 못 하든 투표 결과를 보면 사회 양극화가 더 심해진 것을 볼 수 있다”며 “바이든 후보 또한 대선 과정에서 미 국민의 통합을 외쳤지만 이를 실현시킬 방법이 많지 않고 집토끼인 흑인 등의 지지층을 두고 트럼프 지지층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인종에 기반한 선거결과와 이에 대응하는 정치, 특히 유권자의 10% 이상을 차지하며 당선의 향배를 결정했던 라틴아메리카계(라티노) 유권자들을 향한 미국 정치권의 복잡한 셈법도 이번에 여지없이 드러났다고 서 교수는 평가했다. 서 교수는 “플로리다의 라티노가 바이든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반면, 애리조나의 라티노는 반대의 선택을 하는 등 라티노의 표심이 경합주에서 엇갈렸다”며 “이들의 표심을 잡는 것이 향후 공화당과 민주당의 숙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서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새로운 대북 접근법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서 교수는 “바이든 후보는 한동안 국내 문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데, 문재인 정부가 미리 치밀하게 대북전략을 준비해 북한에 선제적 제안을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