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해안경비용 중국산 CCTV서 ‘해킹 악성코드’ 발견

안지사, 215대서 보안위협 확인
원격조종·中서버로 유출 가능성

중국 업체가 납품한 군 감시 장비에서 군사 기밀을 유출하도록 설계된 악성코드가 발견돼 군이 긴급 조치에 들어갔다.

26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해·강안 경계시스템 취약점 점검 결과’ 보고에 따르면, 군사안보지원사령부(안지사)는 중국 업체가 군사 기밀을 몰래 빼돌릴 수 있는 악성코드를 CCTV에 심은 후 군에 납품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 악성코드는 안지사가 조사한 접경지역에 설치된 CCTV 215대 전체에서 발견됐다.

CCTV 시스템은 원격으로 외부와 접속할 수 있도록 인터넷망이 열려 있어 외부자가 쉽게 침입할 수 있고, 영상 정보를 PC 등 다른 장치에 저장할 수 있도록 저장 경로를 임의로 변경할 수 있게 돼 있는 등 보안 취약점도 확인됐다. 하 의원은 “모두 군사 기밀을 통째로 넘겨줄 수 있는 국가정보 보안 기본지침 위반 사례”라며 “군 감시 장비에서 중국발 악성코드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국방부는 “해당 감시 장비들은 납품받은 뒤 아직 가동되지 않은 상태여서 실제 해킹 피해는 일어나지 않았다”며 “모든 네트워크가 내부망으로만 구성돼서 군사 정보 유출 우려가 희박하다”고 밝혔다. 반면 안지사는 “인터넷 환경만 갖춰지면 2016년 국방망 해킹 사건처럼 내부망이라도 군사 기밀이 충분히 외부에 넘어갈 수 있는 보안 위협”이라고 평가했다고 하 의원실이 전했다. 국방부의 이번 점검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육군 본부가 국내 회사와 CCTV 납품 계약을 체결했으나 알고 보니 중국산 제품을 국산으로 둔갑한 의혹이 나와 실시됐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