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살아남으려면 자율·전문성 확보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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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특법 존폐’에 걸린 강원랜드의 운명 - ③ 효율적 운영 방안

“정부가 모든 권한 쥐고 흔들고
중복 규제로 자율성 발휘못해”

체계적인 관리 위한 제도 개선
독립적인 감독위원회 설립해야

“현재의 강원랜드는 국가가 모든 권한을 손에 쥐고 도박 산업을 직접 운영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전국 7개 폐광지역 시·군 지원을 위해 설립된 강원랜드에 대해 “사기업처럼 운영·관리돼야 할 카지노 부문은 물론 각종 개발사업을 추진할 때에도 정부 부처별 중복 규제로 기업의 자율성을 전혀 발휘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설립 20년 넘도록 전체 매출의 90% 가까이 카지노에 의존하며 기업의 경쟁력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30일 강원랜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기준(누적) 영업손실은 64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영업이익 1392억 원)과 비교해 적자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랜드의 적자 운영은 개장 후 올해가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카지노 시설을 200일간 휴장한 것이 원인이지만,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대내외 여건상 강원랜드의 앞날이 밝지 않다는 데 있다.

강원랜드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으로 국내 카지노 업체 중 유일하게 스키장, 골프장, 콘도, 공연장, 컨벤션센터, 워터파크 등의 시설을 갖춘 복합리조트다. 전문가들은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 국가의 복합리조트 시장 개방에 맞서 강원랜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효율적 운영이 가능한 자율·전문성 확보와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서원석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카지노를 체계적으로 감독할 수 있는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감독기관이 없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가 이를 대신하고 있지만, 카지노 분야 전문성이 부족해 발전 전략 마련 등 일관된 정책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사감위는 카지노를 도박의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규제 일변도의 관리만 하고 있다”며 “원정·불법 도박 방지 등의 순기능과 함께 관광과 연계한 건전한 육성도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 교수는 대안으로 독립적인 합의제 행정기관인 카지노 감독위원회 설립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원랜드 주무 부처인 산업부의 전문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강원도 관계자는 “산업부 석탄광물산업과에서 강원랜드를 담당하고 있는데, 복합리조트 육성과 폐광지역 관광 활성화라는 강원랜드 설립 취지에 과연 맞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폐광지역에 가장 절실한 대체 관광산업 육성에 대해 산업부는 전문성과 관심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원학 강원연구원 연구위원은 “강원랜드의 목표는 폐광지역이 자립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체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지만, 관련 사업이 잇따라 실패했다”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

춘천=이성현 기자 sunn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