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가속화로 팬데믹·지구 위기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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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회장 ‘도쿄포럼’강연

“인간에 대한 공감 능력 키우고
ESG경영 보상체계 마련해야”

“기업들은 친환경 사업, 사회적 가치 창출, 투명한 지배구조 등을 추구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가속화해야 합니다. 이는 환경 위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등을 극복하는 해법이 될 것입니다.”

기업의 사회적 가치 전파 및 확산에 역점을 둬온 최태원(사진) SK그룹 회장이 ESG 경영을 확대하고, 인간에 대한 공감(共感)능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4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하루전 최종현 학술원과 일본 도쿄대가 ‘지구환경 위기와 글로벌 거버넌스’를 주제로 함께 개최한 ‘도쿄 포럼 2020’ 개막 연설을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올해 2회째인 도쿄 포럼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으로 이날까지 진행된다. 최 회장은 고(故) 최종현 선대 회장의 인재 육성 뜻을 기려 설립된 최종현 학술원 이사장 자격으로 포럼에 참석했다.

최 회장은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 등이 환경 재앙을 초래한 이른바 ‘인류세(Anthropocene)’에 우리는 살고 있다”며 “우리는 환경을 해치는 잘못된 행동들을 궁극적으로 바꿔나가기 위해 새로운 시스템과 방법론들을 시급히 강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인류세란 노벨화학상 수상자 파울 크뤼첸이 지난 2000년 제안한 지질학 개념으로, 인간 활동이 지구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시기라는 의미다.

최 회장은 기업들의 ESG 경영 추진 노력과 성과 가치 측정 체계가 고도화할수록 기업들의 행동도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의 ESG 경영 성과에 상응하는 보상 체계 마련 필요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SK그룹은 ‘사회성과인센티브(Social Progree Credit·SPC)’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사회적 가치 창출을 추구하는 기업들의 성과를 화폐 단위로 측정한 뒤, 이에 비례해 3년간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프로그램이다. SPC 제도는 ‘착한 일을 하는 기업에 보상을 부여하면 기업은 재무 안정성을 꾀할 수 있고 더 많은 사회 성과를 창출하는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는 최 회장의 철학을 토대로 2015년에 만들어졌다.

최 회장은 “SK그룹은 바스프, 도이치뱅크, 노바티스 등 글로벌 기업과 비영리법인 ‘VBA(Value Balancing Alliance)’를 만들어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국제 표준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종현학술원과 도쿄대에 스튜디오를 마련하고 각국 참가자들을 온라인으로 연결해 진행한 이번 도쿄포럼에는 글로벌 석학과 국제기구 관계자, 기업인 등 40여 명이 참여했다. 온라인을 통해 세계 각국에서 약 4500여 명이 시청했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