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잡겠다더니 더 공고해진 ‘강남 불패’…아파트값 15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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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정부 출범이후 매매가격 변화

강남구 3.3㎡당 2824만원 올라
서초 2359만원·송파 2221만원
노원구는 평균1289만원 상승
강남3구 상승액 절반수준 불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에서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곳은 강남구·서초구·송파구 등 ‘강남 3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3㎡당 최고 2800만 원 이상 오르면서 강남 집값을 잡겠다던 정부의 호언과 달리 ‘강남불패’ 신화만 더욱 견고하게 다져준 결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부동산 업계와 전문가들은 세 부담 증가로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9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KB부동산 리브온 자료를 분석한 결과, 문 정부 출범 후 강남구의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시세)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문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5월에는 4397만1000원이었지만 올해 11월에는 7221만3000원으로, 3.3㎡당 2824만2000원 올랐다. 보통 34평(공급면적) 아파트로 부르는 전용면적 84㎡ 아파트 기준으로 환산하면, 평균 7억 원 넘게 오른 셈이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 84㎡는 2017년 5월 13억3900만 원에 팔렸지만, 올해 11월에는 28억5000만 원에 계약됐다. 대치동 ‘대치아이파크’ 전용 119㎡도 같은 기간 17억4800만 원(20층)에서 32억9500만 원(16층)으로 실거래가가 15억 원 넘게 올랐다.

강남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곳은 서초구였다. 2017년 5월 3.3㎡당 3830만6000원에서, 올해 11월에는 6190만 원으로 2359만4000원 상승했다. 송파구 아파트도 문 정부 출범 당시 3.3㎡당 2870만 원에서 올해 11월에는 5091만9000원(2221만9000원 상승)으로 뛰었다. 강남 3구 모두 문 정부 출범 이후 2000만 원 이상 올랐다.

반면, 전세난 심화로 ‘패닉바잉’(공황매수)이 집중된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아파트의 상승 폭은 강남 3구 상승 폭의 절반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노원구의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89만4000원 올랐다. 강서구 1251만7000원, 관악구 1208만 원, 도봉구 1037만9000원, 금천구 970만1000원의 상승 폭을 보였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문 정부의 부동산 규제는 강남 잡기에서 시작됐는데, 결과는 어처구니없게도 강남 집값만 더 올려놓은 셈이 됐다”고 말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다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이 커지면서 수요가 똘똘한 한 채로 몰리고 있다”며 “강남지역은 교육과 기업, 생활인프라 등이 집약돼 있어 다른 지역보다 탄탄한 수요가 뒷받침되기 때문에 경기 상황에 따라 일시적인 조정은 있어도 결국 우상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