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교육의 미래를 묻다>피드백 줄며 학력격차 심화… 학생·교사·부모 ‘디지털 문해력’ 교육 필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봉민서(신월중 3학년) 학생이 KT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통해 멘토와 랜선 야학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KT 제공

(下) 비대면 수업의 문제와 극복방안

쌍방향 원격수업 본격화위해
ICT 기기 활용 능력에서부터
콘텐츠 제작·활용 능력 필요

디지털 활용능력 떨어지면
원격수업 준비·소통에 차질

정보기기 없는 학생 22만명
실질적 지원제도 마련 시급
랜선야학·학습서포터 등 준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 1학기부터 시행된 비대면 수업은 교육현장을 크게 바꾸었고 이에 대한 평가는 분분하다. 높은 집중력과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이 요구되는 비대면 수업은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실력 향상 기회가 되지만, 교실에서 교사와 친구들의 격려에 자극받아 학업 성취도를 높여 온 중위권 학생들은 학습 저하 현상이 나타나는 등 상위권과 중위권 학생 간 ‘학력 격차’ 현상이 두드러지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난 7월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교사 5만1021명에게 ‘원격교육 실시에 따른 교육 격차’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학습 격차가 ‘커졌다(46.3%)’ 혹은 ‘매우 커졌다(32.7%)’는 답변이 79.0%로 나왔다.

학력 격차 문제는 비대면 수업의 부작용으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고, 관련 단점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교육, 즉 에듀테크(EduTech) 기반 수업에서도 불가피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때문에 교육계에서는 에듀테크가 미래 교육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비대면 수업에서 드러난 부작용을 해결할 방안들이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디지털 문해력) 교육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충남교육청, 부산교육청 등 다양한 기관에서 비대면 수업의 학력 저하·격차에 대해 실증적 연구를 진행한 가운데 공통적으로 학력 격차 원인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들은 ‘교사와 학생 간 피드백 부족’을 지적한다. 또 관련 문제점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쌍방향 원격수업’ 확대가 거론되는 경우가 많다. 에듀테크는 다양한 ICT를 바탕으로 실시간 소통, 쌍방향 온라인 수업을 용이하게 한다는 점에서 학력 격차 문제를 해소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에듀테크는 ICT에 대한 이해, 디지털 미디어 사용 등에 대한 지식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학교 현장에서는 에듀테크 활용 미래 교육이 성공하려면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리터러시란 일반적으로 텍스트 즉, 문자를 쓰고, 읽는 능력을 의미하는데 디지털 시대에는 디지털 언어가 구성하는 메시지를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ICT 기기를 이해하고 사용하는 능력에서부터 이를 이용해 콘텐츠를 만들고, 또 이를 바르게 활용하는 능력 전반을 포함한다. 에듀테크 기반 미래 교육에서는 관련 능력이 교사·학생·학부모 모두에게 요구된다.

교사들의 경우엔 현실적으로 다양한 비대면 수업 자료를 만들기 위해서는 ICT를 다루는 능력이 필수가 될 전망이다. 학생들은 태블릿 PC·노트북 등 정보기술(IT) 기기를 활용할 줄 알아야 수업에 참여할 수 있으며, 기본적인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학습자료를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고, 인공지능(AI) 알고리즘 등도 직접 제작하고 구현할 수 있다. 학부모들도 디지털 문해력이 있어야 향후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의 블렌디드 교육 등 기본적인 교과과정에 대해 이해할 수 있으며 자녀가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따라갈 수 있다.

◇소득에 따른 교육 격차 해소 위한 다양한 정책 지원

에듀테크를 이용한 비대면 교육이 미래 교육이 되려면 학생 개개인이 원격수업을 들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올해 코로나19 상황을 통해 디지털 접근이 용이한 계층은 지식이 늘어나고 소득도 증가한 반면, 디지털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전혀 발전하지 못하는 소득 격차에 따른 교육 격차, 디지털 격차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4월 교육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 등 정보 기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학생은 전국적으로 22만여 명에 이르렀다.

정책적으로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 등 촘촘한 지원방안이 필요하다. 저소득층 교육급여자 우선으로 정보 기기를 지급·대여하는 기초적 수준을 넘어 비대면 수업에서 부족하다고 평가되는 학력 부진 등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가 뒤따라야 한다.

관련 고민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초등학교에서는 원격학습관리 및 지원이 필요한 저학년 및 기초학력 지원대상 학생 등을 대상으로 학습 튜터링을 제공하는 ‘초등 기초학력 두리샘’을 학교당 1∼3명씩 지난 9월부터 파견하고 있다. 학교의 수요조사에 따라 682명의 두리샘이 10명 이내 학생을 맡아 총 6028명의 초등학생을 매칭해 온·오프라인으로 맞춤형 학습 멘토링을 실시하는 것이다.

중등과정에서는 서울 소재 사범대학 학생들과 교육지원 취약계층 학생들을 1:1로 매칭해 도와주는 ‘1:1 학습서포터’에 대한 세부 방안을 마련 중이다. KT와 연계해 원격 기초교과 학습 상담 및 지도를 지원하는 ‘랜선 야학’도 실시한다. 랜선 야학은 KT 비대면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사용해 대학생 멘토 1명과 중학생 멘티 3명을 4인 비대면 그룹 멘토링 형식으로 주 4시간씩 진행된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