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김아림. [AP=연합뉴스]
- US오픈 우승 김아림 누구
경기 있든 없든 밥 먹듯 ‘훈련’
고진영·김효주 등에 처지다
뒤늦게 어깨 겨룬 대기만성
1주일에 3~4일 늘 체력훈련
아이언 샤프트 남자들 수준
장타력·정확도 높인 노하우
호쾌한 장타와 긍정적인 성격, 그리고 끊임없는 노력. 김아림(25)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제75회 US여자오픈 정상에 오르며 ‘미완의 대기’ 꼬리표를 뗀 비결이다.
김아림은 그동안 세계랭킹 1위 고진영, ‘천재 골퍼’ 김효주 등 1995년생 동갑내기들보다 처져 있었다. 고진영과 김효주 등이 LPGA 무대로 떠날 때 김아림은 2부투어에 머물렀다. 김아림은 그러나 좌절하지 않았고 마침내 US오픈의 신데렐라가 됐다.
12세 되던 해 골프채를 잡은 김아림은 3년간의 2부투어 생활을 청산하고 201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했고, 2018년 9월 박세리인비테이셔널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김아림은 그리고 지난해 7월 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에서 두 번째 정상에 올랐다.
김아림의 장기는 장타. 키 175㎝, 몸무게 70㎏을 웃도는 김아림은 KLPGA투어에서 ‘장타여왕’으로 불린다. 김아림의 지난 시즌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는 259.5야드이며, 3년 연속 비거리 1위에 올랐다. 김아림은 그런데 마음만 먹으면 20야드 안팎을 더 칠 수 있다. 정확한 타격을 위해 70%가량의 힘으로 드라이브샷을 날린다.
김아림의 성격은 호쾌한 장타만큼 시원시원하다. 그리고 말투가 씩씩하고 웃음을 곁들인다. 그래서 ‘필드 위의 여전사’로도 불린다. 김아림은 “골프선수를 하지 않았다면 특전사나 학군장교(ROTC)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아림은 장타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체력훈련에 신경 쓴다. 시즌 중에도 1주일에 3∼4일, 하루 1시간 30분씩 웨이트트레이닝에 몰두한다. 근육을 다지고, 근력을 키우고, 유산소 운동도 잊지 않는다. 김아림은 동료들로부터 골프선수가 아니라 복싱선수 같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아울러 스트레칭으로 유연성을 기른다. 김아림은 대회 출전 중에도 라커룸에서 맨손운동과 스트레칭을 빼먹지 않는다.
김아림은 체력훈련을 통해 근육의 양과 질, 체형의 균형을 업그레이드하면 모든 스윙 기술을 향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아림의 아이언샷 정확도가 지난해부터 눈에 띄게 높아진 비결도 강도 높은 체력 훈련 덕분이다. 아이언 샤프트 무게와 강도를 남자 선수 수준으로 끌어올리자 샷이 좌우로 흩어지던 현상이 크게 줄었다. 김아림의 그린 적중률은 2017년 30위 밖이었지만 샤프트를 남성용으로 바꾼 2018년과 지난해엔 10위권, 올해엔 10위였다.
김아림의 훈련을 3년째 지도하고 있는 최차호 관장은 “김아림은 웨이트트레이닝을 밥 먹는 것처럼 꼭 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근육을 길러놓으면 견고한 스윙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되고, 특히 경기 막판까지 지치지 않고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아림은 미국에서 열린 US오픈 기간에도 체력훈련을 잊지 않았다. ‘원정길’이었기에 장비를 쓰기 어려웠고, 그래서 맨몸 웨이트트레이닝을 익혀 미국으로 갔다.
16일 귀국해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가는 김아림은 최 관장으로부터 집에서 수행할 운동 프로그램을 받을 예정이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kind=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