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적 국가 위기인데… 文대통령, ‘총사령관’ 역할 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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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리더십’ 전문가 비판

“지금은 대통령 방향제시 필요”
“前정권 · 언론 · 야당 · 검찰 탓
책임지는 모습은 없고 회피만”
“정책실패 인정… 과감한 전환”

“대통령이 위기 극복의 ‘총사령관’이 돼야 한다.”

복합적인 국가위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 앞에 당당히 나서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고언이 쏟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백신 확보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나서서 정확한 상황을 설명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한편, 부동산 실정 등 정책 실패에 대해서는 솔직히 인정하고 과감한 정책 전환을 시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교수는 18일 “문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 파탄, 윤석열 죽이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강행이 불러온 총체적 민심 이반을 코로나19 공포를 악용해 억압했다”면서 “‘코로나 파시즘’이 끼친 최대 해악은 백신 디바이드(Vaccine Divide·접종 격차)를 자초해 국민 생명을 위태롭게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혁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의 리더십과 관련, “대통령의 동탄 임대아파트 방문 사례는 대통령이 보여주기에만 치중하는 모습의 결정판”이라며 “지금 불확실성 속에 대통령의 방향 제시가 필요한 때에 당면한 리스크를 감당하고 책임을 지겠다는 모습이 없고 오히려 회피하려고만 한다”고 비판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도 “위기 때 대통령이 더 보여야 하는데 정작 위기가 오면 더 안 보인다”며 “대통령제 국가의 총사령관 역할을 방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고 하지만 확고한 자신의 철학과 비전이 있느냐는 측면에서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과 확연히 다르다”며 “폐쇄적 리더십과 불통, 철학의 빈곤은 오히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유사한 면이 많다”고 비판했다.

특히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관련 국면에서 문 대통령이 ‘재량 없이 재가했다’고 갈등을 피하기만 한 상황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박 대표는 “국민은 정치지도자로서 대통령이 위기를 수습하고 총사령관으로서 든든한 역할을 해주길 기대했는데 정작 문 대통령은 법조인으로서 법적인 책임만 회피하려 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례에서 보이듯 대통령제 국가에서 대통령이 잘못하는 게 가장 큰 국가적 리스크”라고 비판했다. 법조계에서는 특히 ‘재량 없이 재가했다’는 청와대의 설명에 대해 위법부당한 징계에 대한 정치적 책임은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고질적인 ‘남 탓’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김 교수는 “문재인 정부는 자신들이 잘못한 것도 ‘남 탓’을 너무 한다”며 “잘못한 걸 잘못했다 할 수 없으니 자꾸 박 전 대통령처럼 대국민 소통을 피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사과하지 않고, 책임을 안 지는 ‘3무(無)’가 만연해 있다”며 “문제가 터지면 전 정권 탓, 보수 언론 탓, 야당 탓, 검찰 탓을 하는데 사실 리더십은 어떤 일이 벌어져도 모든 건 내 책임이다는 데서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민병기·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