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리아 “모두가 연결돼 있지만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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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팬데믹’ 10가지 조언
“코로나 전쟁 승리의 열쇠는
정부의 크기·성향 아닌 자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많은 것을 파괴했지만 우리가 일상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도 알려줬다. 미국의 저명한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파리드 자카리아(사진)는 최근 발행한 저서 ‘포스트 팬데믹 세계를 위한 10가지 교훈’에서 “코로나19는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열었다”며 인류에게 몇 가지 조언을 내놓았다.

자카리아에 따르면 현재 사회는 “모든 사람이 연결돼 있지만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사회”다. 이는 본질적으로 불안정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중국에서 시작된 작은 박쥐(코로나19의 매개체로 추정)의 날갯짓이 올 한 해 전 세계를 멈추게 만들었다는 것. 불안정 속에서 인류는 세계 각국 정부의 민낯도 또렷이 확인했다. 자카리아는 “정부의 크기나 성향이 아닌 자질이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열쇠”라고 주장했다. 초기에 잘 대처했다고 평가받는 홍콩, 싱가포르, 덴마크, 핀란드 등의 공통적 특징은 “유능하고 기능적이며 신뢰감을 주는” 정부라는 것이다. 효율성을 내세우며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해온 미국과 영국은 실패했으며 “시장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교훈을 남겼다.

자카리아는 팬데믹 이후에도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은 여전할 것이고 세계는 더욱 양극화되겠지만 “협력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했다. 냉전 시대였던 1958년 미국과 소련을 비롯한 국제 사회의 협력으로 천연두를 극복했던 것처럼 말이다. 또 팬데믹은 사실 탐욕스러운 우리 인간사회를 향한 ‘자연의 복수’였다고 그는 지적했다. 우리가 자연을 파괴하고 그 자리에 문명을 더 확장시킬수록 동물들이 우리에게 질병을 옮길 확률도 증가한다고 자카리아는 덧붙였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