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이든 변창흠이든… 어떤 논란 일어도 임명 강행

강경해지는 文 인사 스타일

‘캠코더’ 보은인사도 되풀이
청문회 낙마해도 요직 기용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임기 말로 갈수록 강경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막말’부터 현 정부가 가장 예민해하는 부동산 문제까지, 어떠한 논란이 일든 한번 마음먹은 인물은 무리해서라도 임명하는 양상이 강화하고 있다. 여권이 입법 독주에 이어 내 사람 챙기기 인사 독주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인사청문회 무용론’ ‘오만한 인사’라는 비판이 일면서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 모양새다.

31일 문화일보가 국회가 받은 인사청문요청안·임명동의안 99건을 분석한 결과, 문 대통령의 인사 독주 기조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을 계기로 더욱 강화됐다. 문 대통령은 조 전 장관을 둘러싸고 여러 의혹이 제기됐지만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며 지난해 9월 그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사회적 물의를 빚은 인사도 예외 없이 임명했다. 지난 29일 임명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2016년 사망한 피해자 김모 군에 대해 “걔(김 군)만 조금만 신경 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고 막말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역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하며 피감기관에 지역구 사무실을 개설해 사용하고, 위장 전입 및 아들 병역 면제 등 논란을 빚었지만, 인사청문회 보고서 없이 무사히 임명됐다. 문 대통령은 당시 유 부총리를 임명하며 “청문회 때 많이 시달린 분들이 오히려 더 일을 잘한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있다”고도 말했다.

일명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를 위한 보은성 인사도 계속됐다. 이정옥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대표적으로, 그는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문재인 당시 후보를 지지하는 ‘대구·경북 담쟁이포럼’ 발기인 출신이다.

장관 후보자 자리에서 낙마했지만 이후 청문회가 필요 없는 요직에 임명된 사례도 있다. 조대엽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장은 2017년 문재인 정부 초대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지만, 과거 음주운전 전력이 드러나 자진 사퇴했다. 그는 당시 출교 조치당한 학생들과 술을 마신 뒤 운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가 학생들이 ‘그런 적 없다’고 반박해 거짓 해명 논란에 휩싸였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