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보선 겨냥… 갈등은 피하고 민생 주력하겠다는 文대통령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국무회의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 신년회견으로 본 ‘文의 속내’

코로나19 경제격차 해소 통해
저소득층 등 지지층 결집 노려

尹 찍어내기·부동산 실패 등
국민 불안 완전히 해소 못해

兪실장 등 ‘부산 親文’ 영향력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갈등은 피하고 민생 현안에 가까이하려는 의지를 보였지만 부동산 해법과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갈등 사과 등은 실효성도, 진정성도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국정 운영 기조는 유지하겠다고 했지만 방식에 있어서는 소통을 중시하겠다는 태도 변화를 보였다.

이 같은 변화의 이면에는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친문(친문재인) 강경파가 청와대에서 물러나고 유영민 비서실장 등 부산 친문파가 나서는 청와대 인적 개편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30%대 지지율 정체 극복과 내년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 격인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겨냥한 정치적 셈법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19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집권 5년 차에 안정적으로 정부가 할 일, 특히 방역과 경제에 초점을 두고 잘 마무리하겠다는 걸 강조한 기자회견”이라며 “여의도 현실 정치와 약간 간격을 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공급 확대에 방점을 찍고 부동산 정책을 설 연휴 전 내놓겠다고 하는가 하면, 코로나19 방역과 백신 접종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것은 ‘회복, 포용, 도약’의 올해 국정 기조에 맞추겠다는 의미이다. 특히 저소득층의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격차 해소가 최우선적인 정책 집행의 고려 사항이 될 전망이다. 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 대통령은 갈등 사안의 전면에 부각될 때 지지율이 하락했고, 정치와 멀어질 때 지지율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의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해 민생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지지율 반등의 계기로 여기는 기류다. 4월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서도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로 올라서야 한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문 대통령만 착한 사람이 되고 대신 다른 여권 인사를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모양새”라고 밝혔다.

여권 일각에선 지난해 말 유 비서실장 임명 이후 문 대통령이 ‘고집불통’ 이미지에서 유연한 행보로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 실장 임명에 친문 진영 내 부산 출신 인사들의 지원이 있었던 것에 비춰 노 전 비서실장 등 친문 중진 그룹 대신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부산파’의 영향력이 커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