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체불 임금소송 2심도 패소… 188억원 배상 위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포괄임금제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이 제기한 임금체불 소송에 잇따라 패소해 거액을 배상할 상황에 놓였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고법 창원 제1민사부(부장 김관용)는 최근 김모 씨 등 KAI 전·현직 직원 1429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188억 원의 체불 임금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단체협약에는 기본급과 시간 외 수당을 명확하게 구별하고 있고 기본급에 수당이 포함된다는 근거 규정도 없다”며 “포괄임금제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KAI는 지난 1994년부터 2018년 6월까지 약 24년간 직원들에게 연장 근로에 따른 수당을 지급하는 대신 시간당 1만 원 수준의 교통비를 지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과정에서 KAI는 “기본급의 20%에 해당하는 자기계발비와 교통비를 지급하기로 하는 포괄임금제 합의가 존재하므로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직원들이 회사에 초과근로시간에 대한 수당의 지급을 청구하지 않으리라는 신의를 공여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1심 재판부와 같은 취지로 판결했다. 이번 항소심 선고결과로 KAI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약 229억 원)의 82%에 달하는 188억 원을 배상하게 됐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