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위원장 “文정부, 촛불정신 훼손…11월 110만명 총파업”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서울=연합뉴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 28일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위원장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1.1.28

연합뉴스 단독 인터뷰…“대규모 집회 안 하더라도 일시에 일손 놓을 것”
경사노위에 부정적 입장 재확인…“거기서 뭔가 만들어낸다는 건 환상”

양경수 신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촛불 혁명’ 정신을 저버렸다며 올해 11월 110만명의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대규모 총파업을 조직해 엄중한 경고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양 위원장은 28일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위원장실에서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촛불 정신을 계승한 정부라는 문재인 정부가 촛불 정신을 훼손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며 “총파업을 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선명한 대정부 투쟁 노선을 내걸고 민주노총 위원장에 당선됐다. 민주노총의 새 지도부는 2월 5일 정기 대의원대회에 올해 사업계획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사업계획안에는 양 위원장이 선거 기간 공약했던 11월 총파업도 포함됐다.

양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 “기대가 컸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여러 사건을 거치며 실망했고 지금은 국민이 분노하는 단계까지 와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 공공부문 정규직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이 쟁점이었는데 어느 것 하나 긍정적으로 정리된 게 없다”며 “문재인 정부 마지막 1년이라도 촛불 정신의 초심으로 돌아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라는 게 민주노총의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양 위원장은 “민주노총 조합원 110만명 전체가 참여하는 총파업을 만들어내겠다”며 “(총파업 시점에) 누군가는 쟁의권을 가질 수 있고 누군가는 갖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한날, 한시에 일손을 멈추는 투쟁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총파업은 대규모 집회는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하고 방역 지침이 유지되는 조건에서는 불가능할 수 있다”며 “거리에 10만명, 20만명을 모으는 것보다 위력적인 것은 110만 노동자가 한날, 한시에 일손을 놓는 것이다. 그러면 대한민국이 멈춘다”고 부연했다.

민주노총이 총파업 시점으로 잡고 있는 11월은 다음 대선을 수개월 앞둔 시점이다. 대규모 총파업으로 현 정부에 경고 메시지를 보낼 뿐 아니라 대선 정국도 주도해나가는 게 민주노총의 목표다.

양 위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모든 후보가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채택한 것도 민주노총의 투쟁 때문이라며 “이번 총파업을 통해 노동자의 근본 문제와 사회 대개조 요구, 이런 것들이 대선 후보들의 공약으로 외화(外化)하고 사회를 바꿀 동력이 되도록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 위원장은 대화 자체를 거부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와 같은 노사정 3자 대화의 틀에 대해서는 뿌리 깊은 불신을 표출했다.

양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라고 하는 그럴듯한 프레임을 만들어 노사정을 한자리에 앉혀 대타협을 하자는 것은 기득권 프레임이라고 생각한다”며 “거기에 들어가 우리가 뭔가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은 환상이고 착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와의 일대일 교섭이 훨씬 유리하고 훨씬 원활하게 할 수 있다”며 “필요하면 정부와 사용자가 대화하고 우리도 사용자와 대화가 필요하면 노사 교섭을 하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위원장은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노동자들의 집회를 제한하는 데 대해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비대면이 일상화하는 시대를 맞아 대안적 방법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 군사정권은 총칼로 공포정치를 했는데 문재인 정부는 ‘바이러스 공포정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노총이 집회로 방역 지침을 어긴다는 프레임을 씌워 정부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억누르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또 “비대면이 일상화되는 사회에 민주노총도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중요 사업으로 잡고 있는 게 ‘민주노총 방송국’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의 올해 사업계획안에는 자체 방송국 설립 계획도 포함됐다.

민주노총이 올해 5월 1일 노동절 개국을 목표로 준비 중인 방송국은 유튜브 등을 통해 사회 현안에 대한 민주노총의 입장을 조합원과 대중에게 홍보하게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