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1심 무죄’ 임성근 판사 탄핵안 발의 강행

1년 전 판결 들춰내 보복조치
법조계 “삼권분립 훼손” 비판

더불어민주당이 1일 151명 이상의 국회의원 서명을 받아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 탄핵소추안 발의를 강행한다. 일반 판사에 대한 국회의 탄핵 소추 발의는 초유의 일로, 민주당이 다수의 힘을 앞세워 민주주의 근간인 ‘삼권분립’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판결이 나온 지 1년 가까이 지나서 문제 삼는 것은 결국 ‘사법부 길들이기’ 의도라며 성토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이탄희 의원 등이 임 부장판사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탄핵안에 동의한 의원은 의결정족수인 재적 의원 과반(151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도 탄핵안 발의에 참여한다. 탄핵안은 2일 본회의에 보고되고, 4일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근 민주당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독립성을 전가의 보도로 내세우며 검찰과 사법부가 성역으로 군림하려 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법에 보장돼 있더라도, 선을 넘지 않아야 한다”며 “삼권분립 원칙을 훼손하거나 사법부를 거부 또는 무시하는 행위로 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지방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무죄 선고가 내려졌어도 이런 탄핵안을 발의했을지 의문”이라며 “이제 와서 탄핵을 한다는 속내가 상당히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김태규 부산지법 부장판사는 “판결문 표현 하나만 증거로 제시하고 적법절차 따위는 무시하고 밀어붙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재판 결과가 바뀌지 않았고 당사자가 사법권 침해라고 여기지 않았다는 점 등에서 탄핵을 구성하는 다른 요건인 ‘중대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조성진·염유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