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나운서 한 명이 40여건 뉴스 조작… 갈수록 불어나는 ‘편파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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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노조 ‘왜곡방송 조사’ 결과
여권에 불리한 내용 임의 삭제

KBS 측은 수신료를 환불해 달라는 민원 급증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수신료를 인상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게다가 KBS 아나운서가 라디오 뉴스를 진행하며 임의로 내용을 삭제하는 등 편파 방송을 해왔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돼 이 같은 여론에 기름을 붓고 있다.

8일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KBS 수신료 환불 민원은 이번 정부 들어 급격히 증가해 지난해 3만6273건에 달하는 등 매년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가정 내 TV가 없으면 수신료 징수를 대행하는 한국전력에 말소 신청을 해 수신료를 내지 않을 수 있다. 또 오납액은 KBS 측에 환불 요청을 할 수도 있다. 박근혜 정부 당시에 이어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도 KBS가 정부 편향성을 심하게 보인다는 지적이 계속되면서 수신료 납부 거부 움직임도 더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황보 의원은 “KBS의 편파 왜곡방송은 명백한 방송법 위반”이라며 “국정조사를 실시해서라도 커튼 뒤에 가려진 편파 왜곡방송의 실체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KBS노동조합이 전날 공개한 ‘KBS1라디오 편파·왜곡방송 2차 실태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KBS 소속 김모 아나운서가 지난해 4∼9월 주말 오후 2시 KBS1 라디오 뉴스를 진행하며 임의적·자의적으로 방송한 사례가 11건이 확인됐다. 노조가 앞서 실시한 1차 실태조사(지난해 10∼12월 방송분)에서 적발된 사례까지 포함하면 김 아나운서는 지난해 4월 진행을 맡은 이후 40여 건의 조작 방송을 범했다.

KBS노동조합은 김 아나운서가 정부와 여당에 불리한 뉴스는 대부분 축소하거나 삭제했다며 편파 방송이라고 주장했다. 김 아나운서는 지난해 5∼6월 방송에서 청와대의 송철호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관련 검찰의 수사 속보 내용을 삭제하고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사장을 지낸 정의기억연대 마포 피해자 쉼터 소장의 사망 사건 수사 내용을 임의로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서울특별시장(葬)’ 반대 국민청원에 50만 명이 동의했다는 내용을 보도하는 과정에선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삭제했으며, 박 전 시장 명의의 휴대전화 통신조회 영장기각 등 경찰의 수사 난항 관련 내용도 임의로 삭제했다.

반면 여권 인사 관련 방송에선 원문 기사에 없는 내용을 추가해 보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정세균 국무총리의 ‘일요진단 라이브’ 출연기사에 방송진행자가 직접 3문장을 추가해 7문장으로 늘려 방송했다고 주장했다. 김 아나운서는 노조의 지난 1차 실태조사에서도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뉴스를 전하며 원고에 쓰인 내용을 생략하는 등 청와대 인사에 대한 검찰 수사, 북한의 무력시위 동향 등을 삭제하거나 불방한 것으로 나타나 편파 방송이란 지적을 받았다.

김규태·안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