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마당엔 공원, 뒷마당은 산… 이젠 ‘녹세권’이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와 미세먼지 등 공기오염으로 도시 거주자들의 녹지공간 확대 필요성이 절실해지면서 이른바 ‘녹세권’ 아파트 분양이 잇따르고 있다. 많은 녹지공간을 확보해 호응을 얻고 있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 포레센트’ 아파트 단지 녹지 모습. 현대건설 제공

올해도 녹지공간 풍부한 아파트단지 잇따라 분양

- 힐스테이트 용인 둔전역
인근에 경안천·도시숲 곧 조성

- 한화 포레나 수원장안
광교산 그대로 품은 청정단지

- 삼척 센트럴 두산위브
산림욕장 가깝고 동해 한눈에

- 부산 동래 래미안 포레스티지
금정산·금강식물원 등과 인접

최근 몇 년 사이에 일상화가 된 미세먼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생활 건강’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부동산 시장에서도 숲과 녹지를 품은 ‘녹세권’ 아파트가 대세로 주목받고 있다. 미세먼지와 코로나19가 국민 건강을 위협하면서 도시 거주자들의 녹지공간에 대한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9일 건설·시행사들과 주택분양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창궐로 숲과 녹지공간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녹세권’ 주거단지의 분양 실적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인천 부평구 일원에서 녹세권 등을 강조해 분양한 ‘e편한세상 부평 그랑힐스’는 1순위 평균 12.6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장수산으로 둘러싸여 부평구에서 드물게 풍부한 녹지를 누릴 수 있는 데다 원적산공원, 인천나비공원을 잇는 2.5㎞ 길이의 둘레길 코스도 있다.

또 지난해 11월 경기 화성시에서 분양한 ‘반정 아이파크 캐슬 5단지’는 도보권 내 4만5000여㎡ 규모의 글빛누리공원이 위치한 점 등이 부각되면서 해당 지역 1순위 평균 13.3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단지는 지성공원과 원천리천을 통해 신동수변공원까지 이어지는 산책로도 이용할 수 있다.

건설·시행업계 관계자는 “도시 숲과 녹지가 넓은 지역에 사는 사람은 그러지 않은 사람보다 우울 증상을 느끼는 비율이 약 18.7%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이제 단지 안팎으로 녹지를 확보한 쾌적한 공간이 주거 선호 트렌드로 확산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올해에도 풍부한 녹지공간을 갖춘 신규 중대규모 단지들의 분양이 잇달아 예정돼 있다. 현대건설은 2월 경기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용인 둔전역’을 분양 중이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13개 동, 전용면적 59∼84㎡ 총 1721가구로 구성된다. 단지 인근에 경안천이 있으며, 도보 거리 약 1.6㎞ 위치에 ‘경안천 도시숲’이 조성될 예정이다. 용인시에 따르면 축구장 10개 넓이인 약 7만7727㎡ 면적에 작은 숲과 연못, 산책로를 갖춘 도시 숲을 2022년 말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또 단지 주변으로 약 2만4782㎡의 근린공원이 조성돼 여가를 활용해 산책이나 나들이를 즐길 수 있다.

한화건설은 2월 수원시 장안구에서 ‘한화 포레나 수원장안’을 분양할 계획이다. 지하 2층∼지상 27층, 11개 동, 64·84㎡, 총 1063가구의 대단지로 광교산을 그대로 품은 청정 단지로 꼽힌다. 또 정자문화공원·서호천·만석공원 등 그린 인프라를 갖췄다. 이 밖에 경기에서는 주변에 숲과 녹지가 풍부한 광주시 오포읍 고산리 333번지 일대에서 ‘더샵오포센트리체’ 1475가구도 2월에 공급된다. 또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에서도 수원권선6구역 일대를 재개발하는 ‘수원권선6래미안’ 2175가구(일반분양 1231가구)가 분양된다.

두산건설은 2월 강원 삼척시 정상동 일원에서 ‘삼척 센트럴 두산위브’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4층∼지상 36층, 6개 동, 74∼114㎡ 총 736가구로 구성된다. 단지는 인근에 교동공원·정라공원·봉황산 산림욕장·새천년해안유원지 등 풍부한 녹지공간을 갖추고 있다. 직선거리 약 1㎞ 내에는 동해가 위치해 단지 내 바다 조망권도 확보된다.

삼성물산은 2월 부산 동래구 온천4구역을 재개발하는 ‘래미안 포레스티지’를 분양한다. 지하 6층∼지상 최고 35층, 36개 동, 39∼147㎡ 총 4043가구로, 전용면적 49∼132㎡ 2331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단지는 금정산·금강공원·금강식물원 등의 녹지시설과 인접해 주거환경이 쾌적하다. 여기에 금강공원 산책로와 연계된 래미안 둘레길을 비롯해 금정산과 사계절을 담은 래미안만의 차별화된 조경을 선보일 계획이다.

GS건설은 오는 3월 충남 계룡시 계룡대실 도시개발사업지구 내 공동 5블록 일원에서 ‘계룡자이’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3층∼지상 26층, 7개 동, 84㎡ 총 600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도시개발로 조성되는 미니 신도시급 생활환경의 대실지구 중심 입지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인근으로 근린공원·농소천·계룡산·장태산 휴양림 등 쾌적한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풍부한 녹지를 누릴 수 있다.

한 주택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 역시 도모할 수 있는 녹세권 단지에 수요자들이 주목하고 있다”며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건강을 최우선으로 두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자연으로 둘러싸인 녹세권 아파트의 인기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