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1분기 90만+α 직접일자리 창출” 코로나에 책임돌리며 기존 고용대책 고수

‘안일한 인식·대응’ 비판여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1분기 중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협력을 통한 90만 개 이상의 직접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2021년 1월)이 사상 최악 수준의 지표를 나타낸 가운데, 여전히 재정(국민 세금) 출혈을 수반하는 공공일자리 사업을 최우선 대책으로 밝힌 셈이다. 더구나 고용한파의 원인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확산뿐 아니라 폭설 등 계절적 요인을 지목해 다소 안일한 인식과 대응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오전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열어 “두 달 연속 취업자 감소 폭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고용시장의 심각성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가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이라고 밝힌 각종 정책은 여전히 공공일자리에 방점이 찍혀 있다. 홍 부총리는 이날 녹실회의 후 자신의 SNS에 “우선 1분기 중 90만 개 이상의 중앙정부·지자체 직접일자리를 신속히 공급해 부족한 시장 일자리를 보완하겠다”고 적었다. 홍 부총리는 또 “고용시장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을 위해 마련한 9조3000억 원 규모의 맞춤형 지원도 조속히 집행을 마치고, 피해계층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민간 일자리와 관련해선 규제 혁신과 한국판 뉴딜 사업 등을 통해 창출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실효성은 미지수란 평가다. 정부는 3월 중 청년·여성 맞춤형 일자리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고용 한파가 날로 심각해져 감에도 정부가 기존 고용 대책을 고수하는 데에는 ‘기승전코로나’란 원인 인식에 기초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이전에도 고용 침체 기미가 보였지만, 거리두기 여부에 따른 고용 상황 변동성만 강조한다는 의미다. 홍 부총리는 이날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강화된 방역조치가 지속된 것이 이번 고용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또 “연말과 연초에 재정일자리 사업이 종료·개시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마찰적 고용 감소’ 요인도 있었다”고 부연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