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고검장들 “수사청 설치 땐 反부패 수사력 약화 초래” 공감

6대 고검장 회의서 의견 모아
檢안팎 “LH 직접수사” 목소리

조남관 검찰총장 권한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과 전국 6대 고검장들이 8일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 후속 대책을 논의하면서 “형사사법 체계 변화로 결국 반부패수사 역량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의 표명 이후 사흘 만인 이날 오전 10시 30분 조 직무대행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서울·대전·대구·부산·광주·수원고검 등 고검장 6인은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설치 반대에 의견을 모으고 오후 입장을 발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수 고검장은 윤 전 총장이 사퇴하면서 밝힌 대로 수사청을 설치할 경우 권력비리·부패범죄가 넘칠 것이란 의견에 동의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한 고검장은 회의 참석 전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수사청 설치 반대와 관련해선 (검찰 내부에) 큰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검찰 안팎에선 검경 수사권 조정과 수사청 설치 추진 등으로 인한 반부패 수사 역량 악화 부작용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 수사로 드러날 수 있다며 검찰이 직접 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해 당사자인 국토교통부가 정부합동조사단에 들어가고, 권력비리 수사 경험이 부족한 경찰이 단독으로 수사를 맡아서는 제대로 진상을 규명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LH 직원들의 투기 문제로 인해 국민 분노를 야기하고 있다”며 “검찰의 수사를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아전들에게 뇌물을 받았을지도 모르는 사또에게 아전들 비리를 조사하라는 격”이라고 말했다.

염유섭·이해완·서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