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급상승’ 대선구도 출렁… 민주, 李·李 아닌 제3후보론까지

與, 이재명 독주 굳히기 나서고
이낙연은 4·7선거로 반등 시도
친문세력에선 제3 후보론 제기

野도 확장성 제동 걸리며 긴장
보수 무당층 윤석열에게 쏠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여권의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시도에 반발해 사퇴한 이후 더욱 강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발돋움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8일 발표되면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의 부상과 함께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향후 행보가 달라질 수 있다. 친문(친문재인) 세력을 중심으로 한 제3 후보론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야권 역시 윤 전 총장의 재부상으로 보수 성향의 무당층이 사라지면서 윤 전 총장 이외 다른 야권 후보의 확장성에도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화일보와 리얼미터가 이날 공개한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이 28.3%로 이 지사(22.4%)와 이 대표(13.8%)를 앞선 결과가 나오자 민주당 등 정치권에선 결국 윤 전 총장을 상대로 경쟁력이 있는 주자가 최종 후보가 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 연구소 교수는 통화에서 “야권의 유력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여권은 윤 전 총장을 겨냥해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내세우자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4월 재·보궐선거는 중요한 검증대가 될 전망이다. 특히 서울시장 결과는 최근 극심한 지지율 침체를 겪는 이 대표에겐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민주당이 패하면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보궐선거를 진두지휘한 이 대표는 치명상을 피할 수 없다. 이 경우 이 지사의 독주 체제 굳히기가 예상된다.

반대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이긴다면 이 대표는 반등할 여지를 남길 수 있다. 지도부 고위 관계자는 “절대 쉽지 않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이 대표에게 기회를 주자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와의 경쟁에도 다시 한 번 불이 붙을 가능성이 생긴다.

변수는 친문 세력이다. 윤 전 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사실상 항명 메시지를 던진 만큼 친문 색채가 강한 친문 주자를 앞세워 윤 전 총장을 상대하게 해야 한다는 전략이다. 이 지사와 이 대표 모두 전형적인 친문 주자가 아니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친문 성향의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중요한 대권 주자 중 한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추 전 장관도 앞서 방송인 김어준 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이재명-이낙연 구도는 약간 지루하지 않나”라며 견제구를 날렸다.

윤 전 총장이 28.3%로 야권 후보 중 단연 앞선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홍준표 무소속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등 다른 후보들은 최근 여론조사와 비슷한 지지율을 나타냈다. 이는 무응답 등 무당층이 윤 전 총장의 검찰총장직 사퇴를 계기로 윤 전 총장에게 대거 흡수됐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야권 관계자는 “당분간 야권은 윤 전 총장의 독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어떻게 조사했나 =△조사기관 : 리얼미터 △일시 : 2021년 3월 6∼7일 △대상: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 △조사방법 :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자동응답(ARS) 조사 △피조사자 선정 방법 : 유선(10%)·무선(90%) 병행 무작위 생성 표집틀 통합 임의 전화걸기 △응답률 : 4.7% △오차 보정 방법 : 2021년 2월 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 림가중 방식으로 성별·연령대별·권역별 가중치 부여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내용 : 차기 대통령선거 선호도 등(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