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구미 3세 女兒 친엄마는 ‘외할머니’였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경북 구미에서 숨진 3살 여아의 친모로 밝혀진 외할머니가 11일 오전 법원의 구속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구미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 경찰 DNA 검사서 밝혀져

살인혐의 20대 여성은 친언니
두 모녀, 비슷한 시기에 출산
警 “바뀐 아이 행방은 몰라”

50대와 20대 모녀가 비슷한 시점에서 딸을 낳고, 이후 두 딸은 바꿔치기가 된 상황에서 1명은 언니를 엄마로, 엄마를 외할머니로 알고 살다 숨졌고, 1명은 행방이 묘연하다. 지난달 10일 경북 구미에서 3살 딸을 홀로 방치해 숨지게 한 사건과 관련,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난 충격적인 가족사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11일 구미 한 빌라에서 발생한 3살 여아 A양 사망사건과 관련, A 양의 외할머니로 알려진 50대 B 씨를 공범으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B 씨는 외할머니가 아니라 A 양의 친엄마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A 양을 홀로 남겨두고 떠나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C(22) 씨는 친엄마가 아니라 친언니인 것으로 드러났다. 언니는 엄마로, 친엄마는 외할머니로 둔갑한 셈이었다.

이 같은 사실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숨진 A 양과 구속된 C 씨의 DNA 검사를 진행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두 사람의 친자관계가 성립하지 않자 DNA 검사를 주변 인물로까지 확대했고, A 양과 외할머니 B 씨의 친자관계를 확인, B 씨가 친엄마인 것으로 확인했다. A 양의 친아버지가 누구인지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모녀관계인 B 씨와 C 씨가 비슷한 시기에 각각 낳은 딸이 누군가에 의해 바꿔치기 된 것으로 보고 있다. C 씨는 숨진 A 양이 자신의 딸인 줄 알고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두 딸이 바뀐 경위와 C 씨 친딸의 행방을 찾기 위해 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B 씨가 입을 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미=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