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돌담길 ‘24시간 차 없는 거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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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문 ~ 분수대 300여m 구간
서울시 “보행 친화도시 조성”
시민 89% “휴식공간 기대” 찬성
덕수초교, 안전사고 이유 반대
일부 상가·기업 “접근성 불편”

보행 친화도시 조성을 표방하는 서울시가 시민 산책길로 인기가 높은 덕수궁 돌담길 주요 구간을 ‘전일 24시간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할 방침이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르면 올 상반기 중 덕수궁 돌담길의 차 없는 거리 운영 시간을 기존 시간제에서 전일제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서울시청 앞 광장 맞은편 대한문부터 덕수궁 돌담길이 이어지는 정동제일교회 인근 원형 분수대까지 300여m 구간이 해당된다. 현재 이 거리는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토요일과 공휴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일요일은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되고 있다.

시는 사업이 완료되면 덕수궁 일대가 시민들이 편히 쉬고 안전하게 보행하는 공간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량 통행을 위해 분수대부터 새문안로 구간(문화일보 방면)과 분수대부터 덕수초등학교 구간은 현재처럼 양방향 통행을 유지한다. 또 고려삼계탕부터 분수대 구간(서소문로11길)의 일방 통행로를 반대 방향으로 바꿔 정동길 진입 차량의 통행로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차 없는 거리 전일제를 시행하기 위해 경찰 측의 교통 심의 절차만을 남긴 상황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지난달 5~8일 서울시민 32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덕수궁길 차 없는 거리 운영 관련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9.4%(적극 찬성 43.5%, 대체로 찬성 45.9%)가 전일제에 찬성 입장을 표했다고 밝혔다. 찬성 응답자 중 62.8%가 ‘시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에 대한 기대감’을 이유로 꼽았다.

그러나 인근 덕수초등학교와 학부모, 일부 상가와 기업·기관 등은 차량 통제에 따른 접근성 불편과 학교 앞 차량 통행량 증가 등을 내세우며 반대하고 있어 사업이 다소 지체되는 양상이다. 학교와 학부모는 대한문부터 분수대까지 차량 통행이 금지될 경우 학교 앞 차량 통행량이 급증해 등하굣길 학생들의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부 상가와 기업·기관 등은 차량 통제로 인한 접근성 불편과 업무 지장 초래 등을 반대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시 설문조사에서 차 없는 거리 전일제를 위해 시에서 행정적으로 고려할 사안으로 ‘불법주차 및 교통체증 문제 해결’(32.8%), ‘차량 통제에 따른 이동 및 접근성 보완’(29.7%), ‘거리 내 자전거·전동 킥보드 등 단속’(19.9%), ‘청결한 거리 유지를 위한 관리’(16.7%) 등이 차례로 높게 나왔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