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체감실업률 26.8% ‘역대최고’… 끝 안 보이는 ‘고용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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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취업자 47만여명 감소

청년 취업자 14만여명 줄고
실업자는 3만5000명 늘어

세금 투입 업종만 취업 증가
홍남기는 “고용 어려움 완화”

통계청이 17일 내놓은 ‘고용동향’(2021년 2월)은 1월보다는 다소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외환위기 수준의 ‘일자리 참사(慘事)’에 시달리는 한국 경제의 현주소를 분명히 보여준다. 올해 2월 취업자 수는 2636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7만3000명 감소했다. 1월(98만2000명)보다는 감소 폭이 줄었다. 그래도 여전히 취업자 감소 폭이 50만 명에 육박한다.

취업자의 업종별 구조를 보면 현재의 취업 상황이 여전히 외환위기 시절보다 별로 낫지 않다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2월 취업자가 증가한 업종은 재정(국민 세금)이 투입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9만1000명 증가),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업(3만8000명 증가), 농림어업(3만3000명 증가) 등이다. 양질의 일자리라고 보기 어렵다. 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숙박 및 음식점업(23만2000명 감소), 도매 및 소매업(19만4000명 감소), 협회 및 단체·수리 및 기타개인서비스업(8만4000명 감소) 등에서 취업자가 크게 줄었다.

실업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현재 고용 상황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다. 2월 실업자는 135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만1000명 늘었다. 2월 기준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9년 6월 이후 가장 많았다. 실업률은 지난해 2월보다 0.8%포인트 상승한 4.9%였다. 체감실업률을 보여주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5.7%로 2월 기준 사상 최고치였다. 청년층(15~29세) 고용보조지표3도 26.8%로 2월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올해 2월 고용 상황을 요약하면 “재정 일자리 증가로 취업자 감소 폭이나 실업자 증가 폭이 1월보다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외환위기 시절과 비교할 만한 고용 대란”이라고 할 수 있다.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는 더욱 참혹하다. 2월 실업자는 청년층(3만5000명 증가), 30대(2만9000명 증가), 40대(1만5000명 증가), 50대(5만2000명 증가), 60세 이상(7만 명 증가) 등 전 연령층에서 일제히 상승했다. 취업자는 청년층(14만2000명 감소), 30대(23만8000명 감소), 40대(16만6000명 감소), 50대(13만9000명 감소) 등에서 일제히 줄었다. 정부의 재정 일자리 영향으로 60세 이상만 21만2000명 늘었다. 취업자의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시근로자(31만7000명 감소), 일용근로자(8만 명 감소) 등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는 사람의 일자리가 크게 줄었다. 자영업자의 경우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5만6000명 줄고,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만5000명 늘었다. 통계상 취업자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일을 하지 않은 일시 휴직자는 8만 명 늘어 69만8000명을 기록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2월 고용시장의 어려움이 눈에 띄게 완화된 모습”이라고 밝혔다. 민간경제연구원 고위 관계자는 “경제부총리가 고용 현실을 미화하기에 급급하니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