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백인 우월주의는 추악한 독… 여성 폭력 끝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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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 맞아 美 각계서 증오범죄 중단 촉구

터키 이스탄불 협약 탈퇴 비판
애틀랜타 총격 사건 거듭 언급

총격범에 온정적 발언한 경관
해임촉구 청원에 8만 명 동참

영 김·미셸 박 스틸 하원의원
배우 스티븐 연 등 연대 목소리

한인 4명을 포함해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격 사건이 미국 사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인 21일(현지시간) “구조적인 인종차별과 백인 우월주의는 오랫동안 미국을 괴롭혀온 추악한 독”이라며 증오범죄 중단을 촉구했다. 또 미 전역에서는 추모 집회와 함께 총격범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경찰에 대한 해임 청원 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한국계 의원과 배우들의 아시아계 혐오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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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 기념 성명에서 “증오와 인종차별에 대항하는 것은 미국인들이 하나의 마음으로 중시하는 가치와 신념 중 하나”라며 “우리는 차별을 가능하게 하는 법뿐 아니라 우리의 마음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 민족주의, 그리고 또 다른 형태의 편협함은 세계적인 문제로, 우리 모두가 이를 인지한 뒤 철폐해야 한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국내와 국제기관, 또 전 세계에서 인종차별 문제에 관한 대화를 주도하겠다”고 약속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터키가 여성폭력 금지를 골자로 한 국제협약 ‘이스탄불 협약’을 탈퇴한 것을 비판하는 별도의 성명에서도 “지난 몇 주 동안 우리는 조지아에서의 비극적인 살인을 포함해 여성에 대한 끔찍하고 잔인한 공격에 대한 너무나 많은 사례를 봐왔다”면서 애틀랜타 총격 사건을 거듭 언급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9일에는 애틀랜타를 방문해 아시아계 지도자들과 면담한 바 있다.

한편 청원 사이트 ‘체인지’(change.org·사진)에는 애틀랜타 총격범에게 온정적 발언을 한 제이 베이커 조지아주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 대변인의 해임을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지난 18일 청원 글이 첫 게시된 후 현재까지 7만9000명 이상이 서명에 동참했다. 베이커 대변인은 지난 17일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에 대해 “그는 완전히 지쳤고 일종의 막다른 지경에 있다. 어제는 그에게 정말 나쁜 날이었다”면서 ‘성중독’ 가능성을 언급해 논란을 일으켰다.

미국 각계에서도 증오범죄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선 한인 2세인 에스더 임(한국명 임샛별)이 ‘증오범죄 신고 방법’이라는 안내 책자를 만들어 한국어·영어·중국어·일본어·태국어·베트남어·스페인어 등 7개 언어로 번역해 출간했다. 한국계 배우 샌드라 오와 대니얼 대 킴, 스티븐 연, 아콰피나, 켄 정도 연대의 목소리를 냈다. 영 김 하원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아시아적 발언에 대해 “완전히 잘못되고 무감각하다”고 지적했고, 미셸 박 스틸 하원의원은 ‘마오’(중국 초대 국가주석인 마오쩌둥(毛澤東))라고 불리는 등 인종차별적 공격을 받은 경험을 전했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