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리메이크된 ‘남자친구’(왼쪽)와 ‘싸우자 귀신아’
‘남자친구’ ‘싸우자 귀신아’
필리핀·태국서 새드라마로
너목보·복면가왕 등 인기
한국 드라마나 예능을 리메이크하려는 글로벌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콕’ 생활과 더불어 콘텐츠 소비가 늘며 K-스토리와 K-포맷을 적극적으로 차용해 자국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로 재생산하겠다는 복안이다.
배우 송혜교·박보검이 출연했던 tvN 드라마 ‘남자친구’는 필리핀 버전으로 재탄생된다. 필리핀의 TV5 채널에서 ‘Encounter’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해 방송을 앞두고 있다. 지난 2016년 방송됐던 ‘싸우자 귀신아’는 태국 Pay TV채널에서 ‘Let’s Fight Ghost’라는 이름으로 다시 만들어졌다. 현재 방송 중인 이 드라마는 태국 넷플릭스에서는 공개돼 상위권에 랭크됐다.
‘남자친구’ 리메이크를 담당한 VIVA사의 발레리 델 로사리오 콘텐츠 부문 대표는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주제와 우연한 만남이라는 이야기를 가진 드라마에 매력을 느꼈다”며 “이런 주제는 필리핀에서도 매우 친숙하다”고 전했다. 한류 드라마가 일찌감치 정착한 일본에서는 특히 리메이크 사례가 많았다. 지난 10일 일본 랭킹사이트 ‘랭킹구닷넷’이 ‘해외 작품이 원작인 일본드라마 톱10’이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국 작품인 ‘굿 닥터’ ‘미남이시네요’ ‘두사부일체’ ‘아는 와이프’ ‘마왕’ 등을 리메이크한 드라마가 2∼10위를 휩쓸었다.
CJ ENM 해외콘텐츠사업국의 김도현 국장은 “국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의 증가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K-드라마가 유통되는 상황이며, 이 외에도 지역별 구매 문의와 리메이크 판권 구매 등 지식재산권(IP) 판매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예능의 경우도 53개국에서 리메이크한 ‘복면가왕’을 비롯해 ‘꽃보다 할배’ ‘유퀴즈 온더 블럭’ 등이 연이어 해외에 수출됐다. 미국 지상파 폭스에서 리메이크해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던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의 경우 최근 프랑스, 벨기에, 캐나다로 수출 활로를 넓혔다.
지난해 콘텐츠진흥원이 국내 주요 9개 방송사를 대상으로 한국 포맷 수출성과를 조사한 결과, 최근 10년간 국내 방송 포맷 102개가 전 세계 65개국 204건의 수출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6년 이후에는 수출이 전무 했던 미국, 영국, 프랑스 등 북미와 유럽지역 비중이 34%까지 증가했고, 아시아를 제외한 지역이 25%에서 48%까지 증가하는 등 K-포맷의 영향력이 확대됐다.
‘너의 목소리가 보여’를 기획·연출한 Mnet 이선영 CP는 “2015년 처음 방송된 후 이제는 18개 국가에서 39개 시즌, 800개 이상의 에피소드가 탄생했다. 프로그램을 만든 PD로서 전 세계 시청자들과 함께하게 돼 영광스럽다”고 전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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