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엔 과태료 부과 왜 안하나”… 시민들 뿔났다

- 오늘부터 다중시설 과태료 강화… 시민들 “불공정” 분통

“정부의 진정성 믿을 수 없어
방역 실패 책임, 국민에 전가
자영업자만 죽여” 비판 쇄도
市, 金에 과태료 아직도 검토중

“김어준에게는 해당 안 되는 불공정한 규칙 아닌가요.”

5일부터 시작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와 상관없는 ‘기본방역수칙’ 위반 과태료 부과 방침에 많은 시민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하고도 서울 마포구로부터 과태료를 부과받지 않고, 아직도 서울시에서 과태료 부과 여부를 검토 중인 친여 방송인 김어준 씨 사례가 거론되며 형평성 논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방역 당국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와 관계없이 모든 다중이용시설의 관리자·종사자·이용자에게 적용되는 기본방역수칙 위반자에게는 과태료가 부과될 방침이다. 업주에게는 300만 원, 이용자에게는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린다. 특히 출입명부의 경우 대표자 한 명만 작성하고 ‘외 ○명’이라고 기록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기본방역수칙은 방문자 전원에 대해 출입명부 작성을 의무화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역 당국 방침에 많은 시민이 지난 1월 마포구 상암동 카페에서 ‘7인 모임’을 하고도 아직 과태료를 부과받지 않은 김 씨 사례를 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 온라인상에서는 “방역수칙 위반 시 김어준만 빼고 과태료가 10만 원인가” “김어준에게 과태료를 부과했다면 진정성을 믿었을 것”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김어준에게나 똑바로 부과해라”는 등의 비판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나라 곳간이 비니 벌금으로 X 뜯는 것이냐” “정부 방역실패 책임을 애꿎은 국민에게 전가한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외면하고 힘없는 자영업자들만 죽이고 있다”는 등의 반응도 이어졌다.

서울시는 지난달 19일 김어준 씨에게 과태료 처분을 해달라는 시민단체 진정서를 접수했지만, 처리시한(지난달 29일)을 넘어선 현재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앞서 시 안팎에서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인 만큼 시가 김 씨 방역수칙 위반과 관련한 결정일을 오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로 미룰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문화일보 3월 29일자 12면 참조) 실제 시는 한 차례 연기한 김 씨 관련 진정서 처리 예정일을 7일 오후 11시 59분 59초로 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질병관리청과 법무부에 보낸 질의, 법률자문 등에 대한 회신이 아직 이뤄지지 않아 진정서 처리기한이 더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며 “민원인에게는 상황을 고지해 민원 처리를 우선하되 결과는 추후 통지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