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정부·지자체 ‘제각각 대책’… 방역피로 국민들은 ‘혼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걱정은 되지만…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재개된 12일 오전 광주 북구 예방접종센터에서 특수교육 및 시설 종사자들이 AZ 백신을 맞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 주점 등 영업연장 방침
4차 대유행 국면서 우려 목소리

文, 뜬금없이 “장관책임제 검토”
중대본 중심 방역원칙 흔들수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4차 대유행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12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시내 유흥시설, 주점 등의 영업시간 연장 방침을 밝히면서 일선 현장 방역에 일대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오후 특별방역회의에서 각 부처 장관들에게 유관 시설의 방역을 책임지도록 하는 ‘장관 책임제’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청와대·정부·지방자치단체가 제각각 나서 국민을 뒤흔드는 ‘무(無)원칙 방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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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 시장이 발표한 방역대책의 방향에 따르면 서울 시내에서 주 영업시간이 밤인 유흥시설, 주점, 노래연습장, 실내체육시설 등의 영업시간은 현재의 오후 10시에서 11시∼자정으로 연장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방역수칙을 강화하고, 위반 업소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아웃제’를 도입한다고 하지만 4차 대유행에 진입한 시점에서 부적절한 대응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4차 대유행 국면으로 진입한 원인이 일선 유흥업소 등의 방역수칙 위반과 집단감염 확산이었다는 점에서 오 시장의 조치는 방역의 근간을 위태롭게 한다는 게 방역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강도태 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오 시장의 발표를 겨냥한 듯 “각 지자체에서는 단계 조정 시 중앙사고수습본부 협의 등 정해진 절차를 지켜주시고, 인접 지역에 미치는 영향도 감안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영업시간 제한 완화 등을 강행할 경우 유흥주점 영업을 금지한 정부의 조치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전망이다. 서울이 영업시간 제한을 완화할 경우 인근 수도권 지역에서 서울로 유동인구가 몰릴 위험까지 더해져 주변 지역의 조치 효과까지 무색해질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특별방역회의에서 각 부처 장관들에게 소관 시설의 방역을 책임지도록 하는 ‘장관 책임제’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역시 중대본 중심의 방역 원칙을 뒤흔들 가능성이 크다. 특히 부처마다 관리를 명목으로 소관 시설에 독자적인 방역 지침을 부과할 경우 이미 거리두기 피로도가 높은 국민은 더욱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청와대와 정부, 지자체가 협의 없이 독자적인 방역 대응에 나서면서 국내 코로나19 확산 상황은 일촉즉발의 위기 한복판에 서게 됐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