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총리’ 선택했지만 국정전환없인 쇄신 ‘한계’

- 오늘 총리·5개 부처 개각

김부겸, 민심전달 역할 기대
“장관출신…회전문인사” 비판도

문재인 대통령이 단행한 16일 개각과 청와대 인적 쇄신의 핵심은 여권 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국무총리 기용이다. 이철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청와대 정무수석 발탁과 함께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집권 말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한 토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4·7 재·보궐선거 참패로 확인된 민심 이반을 수습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하지만 행안부 장관을 썼던 인물을 총리로 기용하고, 민주당 출신 의원을 청와대 정무수석에 임명하는 등 ‘돌려막기’ ‘회전문 인사’로 그간 비판받아 온 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여권 관계자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전 장관의 총리 기용은 이낙연 전 총리, 정세균 총리의 1, 2기 내각과는 분명히 구분되는 변화”라며 “여권 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김 전 장관이 여권 내에서 소신 있는 자기 목소리를 내고 문 대통령도 이를 반영하는 등 집권 말기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한 기반을 만든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의원의 발탁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여야 정치권과 두루 소통하고 동시에 민심에 가장 예민해야 할 정무수석 자리에 친문 핵심 인사가 아닌 이 전 의원을 기용한 것은 선거 결과로 확인된 민심에 화들짝 놀란 여권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차기 대통령 선거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의 후반기 국정 운영에 최대한 민심이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하지만 한계도 뚜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친문 인사의 전면 기용, ‘돌려막기’ ‘회전문 인사’ 등 그간 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며 “개각과 청와대 쇄신의 폭도 훨씬 더 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