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큰 개혁과제, 큰 반발 불러”…강성親文과 차별화 시동

재보선 이후 첫 여의도 방문
“선거결과 충격적…반성해야”

SNS 활동도 12일만에 재개
“정치는 실용 민생개혁” 강조

檢개혁 주장 與와 다른 목소리
‘20%대 지지율정체’ 돌파 나서

이재명(사진) 경기지사가 20일 4·7 재·보궐선거 이후 처음으로 여의도를 찾았다. SNS 활동도 12일 만에 재개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재·보선에서 참패한 가운데 이 지사의 대통령 선거 주자 지지율이 9개월째 20%대 박스권에 묶인 상황에서 정면 돌파를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민생과 관련된 실용적인 개혁을 강조하며 검찰·언론개혁의 완수를 주장하는 강성 친문(친문재인) 세력과는 다른 행보를 예고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국회 인근 한 호텔에서 열린 ‘경기도, 청소·경비노동자 휴게시설 개선 국회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재·보선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었다”며 “깊이 반성해야 할 지점이 아닌가 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거대한 개혁 담론도 중요하지만, 일상적 삶을 개선하는 실천적 민생개혁이 정말 중요하다”며 “거대한 개혁과제는 거대한 반발을 수반할 수밖에 없고 성과를 내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검찰·언론개혁에 대한 지나친 당력 집중이 재·보선 패배로 이어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근 문제가 된 강성 친문 지지층의 ‘문자 폭탄’과 관련해선 “방식이 폭력적이거나 상례를 벗어난다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들이) 과잉 대표되는 측면이 있고 과잉 반응하는 측면이 있는데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제가 겪어본 바로는 (문자) 1000개쯤 차단하면 안 온다”고 설명했다. 당심과 민심이 괴리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국민 뜻에 부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도 ‘정치는 실용적 민생 개혁의 실천이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평소 SNS로 활발히 소통하는 이 지사는 지난 8일 민주당이 재·보선에서 패하자 “준엄한 결과를 마음 깊이 새기겠다”는 글을 게재한 이후 활동을 자제해왔다.

13∼15일 진행된 한국갤럽의 차기 대통령 선거 후보 선호도 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이 지사는 24%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지난해 9월 처음으로 20%대 지지율에 진입한 이후 9개월째 박스권에 갇힌 모습이다. 정치권에선 최근 지지율 답보 상태에 빠진 이 지사가 재·보선 패배를 계기로 민생과 실용적인 개혁을 앞세워 차별화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경쟁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지난 18일 사임 후 첫 외부 일정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일산 사저를 방문한 데 이어 다음 주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참배할 예정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본거지인 호남에 머물며 지역 간담회를 여는 등 중앙 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