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크게 떨어지자… 다시 고개 드는 금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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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정부 암호화폐 규제 강화
비트코인 6일동안 11% 하락
국내 금값은 1.93% 올라 대조
두 달만에 g당 6만4000원 회복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 가격이 국내에서 20일 오전 6700만 원대로 급락했다. 비트코인 시세가 출렁이자 금 가격은 두 달 만에 그램(g)당 6만4000원대를 회복했다. 금과 디지털 금의 대결 양상이 다시 시작됐다는 관측이다.

이날 한국거래소(KRX) 금 거래소에 따르면 금은 전날 g당 0.9%(570원) 오른 6만4170원에 거래됐다. 국내 금 가격은 지난 13일부터 6일간 비트코인이 약 11% 하락하는 동안 1.93% 상승했다.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에서 오전 11시 20분 현재 비트코인은 개당 6796만 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30일 처음 종가기준 7080만 원을 기록, 이달 13일에는 8000만 원을 넘겼으나 다시 7000만 원선 붕괴 위기에 처했다.

두 자산의 가격은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물가의 지속적 상승) 헤지(위험 회피) 역할을 하는 금의 지위를 넘보면서 상반된 방향으로 움직여왔다. 금값은 고시회차 91회 기준 지난 2월 1일 6만7058원으로 올해 최고점을 찍고 지난 3월 31일 6만1209원으로 최저점을 기록하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은 국내 가격이 해외 가격보다 20%가량 비싼 김치프리미엄 현상이 더해지면서 71.39% 폭등했다. 최근 비트코인이 하락하면서 금값은 다시 반등하는 추세다. 국제 금값은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큰 주간 상승 폭을 나타냈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6일 기준 금 6월물은 전주보다 온스당 35.40달러(2.03%) 오른 1780.20에 거래를 마쳤다.

비트코인 가격 하락은 각국 정부가 암호화폐 규제와 감시에 나설 것이라는 인식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전날 정부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이용한 자금세탁, 사기, 불법행위를 막고자 이달부터 6월까지 범정부 차원의 특별단속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17일에는 미국 재무부가 암호화폐를 이용한 금융기관 돈세탁을 조사할 계획이라는 루머가 트위터에서 번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고점 대비 20%가량 급락했다. 비트코인의 큰 변동성에 투자자들이 금의 대체자산으로 인식하기보다는 투기적 수요가 높다는 진단에 힘이 실린다. 연간 90%에 가까운 변동률을 보이는 탓에 비트코인에 부를 저장하거나 교환의 매개체로 사용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임병효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에는 안전자산 성격보다는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며 “기대수익이나 위험 특성으로 따지면 투기적 투자자산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보름 기자 fullm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