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4대강 보 개방 결과 입맛대로 발표 논란

개선지표 내세우고, 악화 지표는 애써 외면 ‘취사선택’

환경부가 최근 발표한 4대강 보 개방 결과와 관련해 개선 지표는 내세우고 악화 지표는 애써 외면하는 등 ‘취사선택’ 홍보를 이어가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금강과 영산강 등 보 해체 및 상시 개방을 밀어붙이고 있는 정부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9일 환경부 홈페이지의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 활동 등을 소개하는 메뉴에 따르면, 지난 13일 발표된 ‘(4대 강 11개) 보 모니터링 중간결과’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게시돼 있다.

‘4대강 자연성 회복의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습니다’라는 부제가 붙은 이 게시물은 “2020년 하반기 기준(2017년 6월∼2020년 12월) 보 개방 모니터링 결과, 장기간 큰 폭으로 개방 중인 금강·영산강 보에서 유해 남조류(녹조), 저층 빈산소(물속에 녹아있는 산소의 양이 수생 생물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수준까지 감소한 상태), 퇴적물 및 생태계 건강성 등 물 환경 지표가 개선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여울·습지 등 생물 서식처가 다양해지고 황새·흑두루미 등 멸종위기 생물들이 관측됐다고도 했다. 다만 “화학적 산소요구량(BOD·물이 오염된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 인 함량(T-P·물 속에 포함된 인 화합물의 총 농도) 등은 보 개방 전·후 변화가 보별, 항목별로 일률적이지 않다”는 결과도 한 줄 덧붙였다.

그러나 부정적 결과를 생략한 환경부의 이 같은 모호한 소개와 달리 ‘11개 보 개방 이후 관측 결과’에 의하면, 녹조류는 감소했으나 일반적 수질 지표인 BOD와 T-P 등은 오히려 나빠진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보 개방 이후인 2018∼2020년 금강 공주보와 백제보의 T-P 수치는 보 개방 이전(2013∼2016년)에 비해 모두 29%씩 급증했다. 두 보의 BOD 역시 각각 21%, 19%씩 뛰었고, 세종보에서도 T-P가 12%까지 치솟았다. 반면 수위 조절 등을 이유로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수문을 개방한 낙동강 6개 보에서는 수질이 개선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환경부는 2019년 10월 7일 홍보용으로 올린 ‘금강에서 놀자’라는 웹툰에도 “세종보를 열자 다양한 생물이 발견됐고, 강을 깨끗하게 하는 넓은 모래톱이 생겼으며, 멸종 위기에 처했던 동물들이 살기 좋아졌다”는 등 보 개방 당위성만을 강조한 바 있다.

최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