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90% “좋은 죽음이란… 가족·지인에 부담주지 않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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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노인 실태 조사

85% “무의미한 연명치료 반대”
자녀보다는 친구와 교류 많아
고졸 이상 학력 약 2배 늘어
여가활동의 28%는 경로당서

7일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2020 노인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의 노인(65세 이상) 인구는 어느 때보다도 경제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자녀와 따로 살기를 원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노인의 기준을 70세 이상으로 인식하면서 과거보다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젊게 살려고 하며, ‘웰다잉’(좋은 죽음)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일하면서, 자녀와 따로 살고, 웰다잉을 맞는 삶’이 새로운 노년층의 선호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생계형 경제 활동 증가 = 일하는 노인은 2014년 28.9%, 2017년 30.9%에 이어 지난해 36.9%까지 늘었고, 65∼69세의 경우 55.1%가 일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로 인해 노인의 소득 중 근로소득이 차지하는 비중도 대폭 늘었다. 소득원별로 보면 근로소득의 비중은 2017년 13.3%에서 지난해 24.1%로 크게 늘었다. 다만 단순노무직 종사자 비율이 2017년 40.1%에서 지난해 48.7%로 급증하는 등 근로의 질은 크게 개선되지 못한 모습이다.

◇독립형 노인 늘어 = 노인 가구 중 홀로 거주하거나 고연령의 부부끼리만 거주하는 노인 단독 가구의 비율이 늘었다. 노인 단독 가구는 2008년 조사 당시 66.8%에서 지난해 78.2%까지 늘었다. 자녀와의 동거를 희망하는 비율은 2017년 15.2%에서 2020년 12.8%로 줄었다. 자녀와 왕래·연락은 줄어든 대신, 가까운 친구 또는 이웃과의 연락은 늘었다. 1주일에 1회 이상 비동거 자녀와 연락하는 노인의 비율은 같은 기간 81.0%에서 63.5%로 줄었다. 반면, 1주일에 1회 이상 친구나 이웃과 연락하는 노인의 비율은 같은 기간 64.2%에서 71.0%로 증가했다.

◇산책하거나 경로당에서 여가 = 노인의 80.3%는 여가·문화활동에 참여하고 있었다. 하지만 휴식을 취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52.7%로 가장 많았다. 휴식 활동의 내용으로는 산책(34.1%), 음악 감상(5.2%) 등 응답이 있었다. 특히 2017년에 비해 휴식 활동의 비율이 43.5%에서 52.7%로 증가했는데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외부활동이 감소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노인이 이용하는 여가문화시설은 경로당이 28.1%로 가장 높았으며, 연령이 높을수록 이용률이 증가하는 특성을 보였다.

◇“70세부터 노인” = 노후 인식에서는 과거보다 늦춰진 노인 연령에 대한 인식이 드러났다. 노인의 절반 이상인 52.7%가 70세부터를 노인 연령으로 인지했다. 75세 이상을 노인으로 생각하는 비율은 14.9%에 달했다. 노인의 49.6%는 삶의 전반에 걸쳐서 매우 만족 또는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애 말기 웰다잉은 가족이나 지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죽음이라는 생각(90.6%)이 가장 많았다. 노인의 85.6%는 무의미한 연명 의료를 반대했다. 노인의 학력 수준도 향상돼 고졸 이상 비율이 2020년 34.3%로 2008년 17.2%에 비해 2배가량 증가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