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용퇴론’도, 대안도 없는 민주당…‘꼰대정당’ 탈피 속앓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송영길(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대표 회의실에 들어서고 있다. 왼쪽 두 번째는 윤호중 원내대표. 김낙중 기자

- 與 ‘이준석 현상’에 위기감

운동권 출신이 주요 당직 포진
젊은 정치인도 청년정책 ‘뒷전’
친문 강성 지지층만 의식 행보

1985년생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 등장에 더불어민주당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뼈를 깎는 혁신이 필요하다는 대명제에는 모두가 동의하지만, 86세대(1980년대 학번·1960년대 출생) 운동권 출신을 중심으로 형성된 당의 조직과 문화를 어떻게 쇄신할 것인가를 놓고 대안조차 마련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2030세대 젊은 정치인들도 검찰개혁 등 친문(친문재인)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행보에 치중해 왔다는 점에서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합리적 보수로 거듭나고 우리 정치권도 새롭게 변화하길 희망한다”며 “미래 비전을 놓고 건설적으로 경쟁하고 협력하는 여야 관계가 형성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초당적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 많다”며 여·야·정 상설협의체 가동을 요청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대표와 원내대표에 이어 수석 최고위원이 발언하는 관례를 깨고 이동학 청년 최고위원이 먼저 발언권을 얻는 등 이 대표를 의식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이 최고위원은 “지방선거부터 공천 개혁에 나서야 한다”며 “사실상 지역위원장 낙점 인사가 그대로 추인되는 공천권을 당원에게 돌려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꼰대 정당’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많다. 국회의원 총선거 등 굵직한 선거마다 제기됐던 ‘86 용퇴론’은 여전히 요원하다. 연세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송 대표 체제가 지난달 들어섰고, 세대교체를 추진할 수 있는 선거도 당장에 없는 상황이다.

원내에 진입한 젊은 세대 의원들의 행보도 아쉬움을 남긴다.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에 대해 사과했던 오영환·이소영·장경태·장철민·전용기 의원 등 초선 5인은 친문 강경 지지층으로부터 ‘초선 5적’으로 낙인찍히며 동력을 상실했다. 조 전 장관 옹호에 앞장섰던 김용민 의원은 최고위원 선거에서 1위를 차지했고, 김남국 의원 또한 검찰개혁 등 이슈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다만 1971년생인 박용진 의원이 TBS·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조사(11∼12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등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이기는 하나 여권 대선주자 선호도 3위에 잇따라 오르는 등 변화를 갈망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송 대표 또한 이 신임 대표와 정례회동을 추진하는 등 협력 방침을 세운 만큼 경쟁을 통한 성장을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