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풍에 ‘뒤틀리는 경제정책’

與, 세수 늘었다고 전국민지원금
野, 자영업자 손실 소급 보상 주장
이름만 바꾼 ‘기본소득론’ 난무
신용카드 ‘캐시백’ 정책까지 등장

결국 국민 부담으로 되돌아올 것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경제 정책이 ‘정치 외풍’에 흔들리고 있다. 표(票)만 의식한 포퓰리즘 정책이 집행될 경우 고스란히 국민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일 국회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예상보다 더 걷힌 국세수입으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 2차 전(全)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1차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14조3000억 원이 들었기 때문에 15조 원 안팎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2차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 정진욱(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한국경제학회장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은 굉장히 비효율적인 포퓰리즘”이라고 단언했다. 이 외에도 2차 추경에는 신용카드 캐시백,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카드 사용액이 특정 비교 시점보다 많으면 증가분의 일정 비율을 카드 포인트로 돌려주는 신용카드 캐시백에 대해서도 “신용카드 더 썼다고 국민 세금으로 사실상 현금을 나눠주는 것은 유례가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주택에 부과되는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등을 완화하는 방안은 여당인 민주당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면서 결정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부동산 세제가 어떻게 변할지 장기간 결정되지 않으면서 시장의 혼란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무리하게 자영업자 손실보상 소급 적용을 주장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재원에 대한 정확한 추계도 없이 기본소득, 안심소득, 공정소득, 부(負)의 소득세 등 온갖 소득론(論)이 횡행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크다. 이인호(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전 한국경제학회장은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터무니없는 아이디어를 정책으로 발표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비판했다.

조해동·이정우 기자